폐렴, 사망률·입원율 증가세…"고령층 대상 단백결합백신(PCV)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지원해야"
김동현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12일 서울 중구 소재 한국화이자제약 본사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국내 폐렴구균 폐렴 환자 수가 3년 전보다 9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은 5세 미만 영유아였다. 소아는 면역력이 약해 감염 예방과 증상 완화를 위해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지난달부터 소아 대상 폐렴구균 20가 단백결합백신(PCV20)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도입돼 소아는 무료로 폐렴구균 20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아울러 폐렴 사망자의 대부분이 65세 이상 노인이라 고령층 대상으로 폐렴구균 백신의 NIP 적용을 효과가 뛰어난 단백결합백신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폐렴구균은 균혈증, 수막염, 폐렴, 중이염 등 다양한 감염증을 유발하는 주요 병원균이다. 건강한 사람의 상기도에 정상균총으로 존재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독감) 감염 후 2차 세균감염의 주요 원인균으로 작용하며,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현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세계 폐렴의 날'(11월12일)을 기념해 12일 서울 중구 소재 한국화이자제약 본사에서 화이자제약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부터 소아를 대상으로 폐렴구균 20가 단백결합백신을 국가예방접종으로 지원하게 됐다"며 "소아 영역에서 거의 대부분의 경우 이 백신으로 대체될 거라 생각한다. 소아들이 이 백신을 접종하면 훨씬 더 좋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소아 대상 NIP에 도입된 PCV20은 화이자제약의 '프리베나20'이다. 기존에 NIP에 도입됐던 소아 폐렴구균 백신은 PCV13, PCV15였는데 예방 범위가 더 넓은 PCV20이 포함되면서 이 백신으로 대체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PCV20은 기존 PCV15에 포함된 15종의 혈청형에 더해 추가로 5종(8, 10A, 11A, 12F, 15B)을 포함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2018년 7월~2021년 7월 진행한 국내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 소아를 대상으로 진행한 혈청형 분석에서는 PCV20인 프리베나20에 포함된 혈청형이 전체 소아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의 약 54%를 차지했다. PCV13 접종자는 PCV20을 교차 접종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폐렴구균성 폐렴 환자 수는 지난해 1만191명으로 3년 전인 2021년 1063명 대비 9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환자의 51.9%(5292명)가 5세 미만 영유아였다.
김동현 교수 발표자료/사진= 박미주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성인에서도 폐렴은 위험하다. 지난해 국내 폐렴 환자의 24%가 5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또 지난해 전체 사망 원인 중 3위가 폐렴으로, 폐렴으로 인한 국내 사망자 수는 3만103명에 달했다. 세균성 폐렴의 27~69%가 폐렴구균으로 발생하며, 폐렴구균 폐렴 환자의 약 25~30%에서 균혈증이 발생한다. 노인층에서의 치명률은 최대 60%에 이른다. 폐렴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률도 매년 증가세다. 입원 환자수는 2021년 15만8869명에서 지난해 49만6916명으로, 사망률은 2021년 44.1%에서 59.0%로 늘었다.
김동현 교수는 고령층에서 효과가 있고 가장 권장되는 폐렴구균 백신은 PCV20인데, 현재는 정부가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23가 다당질 폐렴구균 백신(PPSV23)만 NIP로 지원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소아처럼 PCV20 등 단백접합 폐렴구균 백신을 고령층 대상 NIP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동현 교수 발표자료/사진= 박미주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 교수는 "PPSV23를 접종하면 면역세포가 감소하고 PPSV23를 계속 접종하면 갈수록 항체가 생성되지 않는다"며 "이에 고령층에도 PCV 접종이 필요하다. PCV를 접종하면 면역세포도 보전되고 더 많은 양의 항체를 만들 수 있는 부스팅 효과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층이 PPSV23를 안 맞았으면 좋겠다"며 "노인 보호를 위해 프리베나20 같은 PCV가 (NIP로) 접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송찬우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도 "PCV13의 고령층 접종이 2023년 질병관리청의 NIP 도입 우선순위에서 2순위로 선정됐으나 여전히 미도입됐다"며 "초고령화 사회 속 국내 성인에서 질병 부담이 높은 폐렴구균 질환의 국가예방접종 백신 도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리베나20이 여러 선진국에서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편입돼서 많은 고령층 분들에 무료로 접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