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접견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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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사진)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에 GPU(그래픽처리장치) 26만장 공급을 약속했다. GPU가 한국의 AI(인공지능)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네이버(NAVER)가 1만장을 더 받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IT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2030년까지 한국에 공급하기로 한 GPU 26만장 중 5만장은 공공부문에, 21만장은 산업계에 배분된다. 삼성, SK, 현대자동차그룹이 각 5만장씩을 받은 가운데, 네이버는 1만장 더 많은 6만장을 공급받게 됐다.
엔비디아가 이번에 공급하기로 약속한 GPU인 '블랙웰'은 최신형으로, 이전 제품보다 AI 학습 성능은 3배, 추론성능은 15배 향상됐다. 엔비디아의 AI GPU는 AI 데이터센터의 90%를 차지하는 만큼 전 세계적으로도 공급이 달린다. 이에 '깐부 회동'에도 참여하지 않은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1만장 더 공급받은 배경에 업계 관심이 쏠렸다.
네이버 사정에 정통한 이들은 네이버와 엔비디아의 오랜 사업적 인연에서 이유를 찾는다. 삼성과 엔비디아의 우정 못지 않게 네이버와의 파트너십도 공고하다는 뜻이다.
실제 네이버는 엔비디아 GPU A100을 활용한 슈퍼컴퓨터를 2019년에 구매, 20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상용화했다.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세종'에 구축된 슈퍼컴퓨터 '세종'에는 A100 GPU 2240개가 활용됐다. 각세종은 국내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로, 팀네이버의 AI(인공지능) 사업 핵심 플랫폼이기도 하다. 슈퍼컴퓨터 성능은 AI 성능을 크게 좌우한다.
네이버는 LLM(거대언어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개발도 2021년 3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시작했다. 오픈AI가 최초고, 중국 화웨이가 두번째, 그리고 네이버가 세번째다. 네이버가 LLM 개발에 착수한 시기는 오픈AI의 챗GPT가 출시되기 1년여 전이다. 엔비디아는 이처럼 초창기부터 사업적 파트너로 비중있는 역할을 해온데다, 이번 GPU 구매 기업 중 유일한 IT 기업이자, AI 풀스택을 갖춘 네이버를 좀더 신경쓸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앞서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기술총괄도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버의 AI 풀스택(클라우드부터 서비스까지 개발) 역량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엔비디아 슈퍼컴퓨터를 구글보다 먼저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 적용했고, LLM(거대언어모델)도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만들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네이버는 확보한 엔비디아 GPU를 바탕으로 AI DNA를 네이버의 전 사업부문에 이식한다. 특히 AI 에이전트보다 더 고도화된, 에이전틱 AI '에이전트 N'을 도입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6일 진행된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25(DAN25)'에서 "검색, 광고 등 주요 서비스에 순차적으로 고도화된 에이전트를 도입하겠다"면서 '에이전트N'을 공개했다. 기존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명령에 따르는 형태였다면, 에이전틱 AI는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해 미리 제안하고, 알아서 실행하는 진짜 비서다.
확보한 GPU를 바탕으로 국내 산업의 AI 전환을 도울 피지컬 AI 역량도 키운다. 최 대표는 "내년에는 GPU(그래픽처리장치)에만 1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며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방산으로 대표되는 한국 제조 경쟁력과 네이버의 소프트웨어 혁신이 만날 때 대한민국 산업의 AI 전환(AX)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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