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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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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혁에 쓴소리 쏟아낸 국힘 시도지사들… "사지인데 지원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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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흠 "3년 6개월간 한 번을 안 불러"
    이철우 "나는 7년 6개월 만에 처음"
    최민호 작심 발언 "지원 열기 뿜어줘야"


    한국일보

    장동혁(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총괄기획단 및 시·도 광역단체장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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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가 모인 자리에서 장동혁 지도부를 향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재 영입과 공천 방식 등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는데, "현장과 더 소통해야 한다" "야성을 보여야 한다" 등 각종 고언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날 연석회의를 시작으로 지역과의 접점을 넓히며 본격적인 지선 준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및 시도 광역단체장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엔 시장직이 공석인 대구를 제외한 11개 지역 시도지사가 모두 자리했다.

    일부 시도지사들은 "권력을 쥐었다고 해서 민주주의 위에 설 순 없다"(오세훈 서울시장) 등 대여 비판 메시지를 냈지만, 다수의 시도지사들은 그간 당에 쌓인 아쉬움을 토로했다. 공통적으로 당과 지역 간 소통 부재, 지원 부족 등을 문제 삼았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임기) 3년 6개월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의견을 듣는 일이 없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이 말을 들은 이철우 경북지사는 "나는 7년 6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당 정책과 지역 정책은 차이 날 수 있다. 중앙당 위주로 정책을 발표하고 이끌어가는 부분이 아쉽다"며 "지역 민심과 정서를 읽어낼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면 어떻겠느냐"고 조언했다. 지역 민심과 괴리된 당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며 소통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화룡점정은 최민호 세종시장이 찍었다. 최 시장은 세종시를 '험지가 아니라 사지(死地)'라고 소개하며 당이 나 몰라라 한다고 작심발언했다. 그는 "지역에서 국민의힘 시장이 나온 것을 기적이라고 한다. 그렇게 당선됐으면 중앙당에서 지원이나 온기가 오길 바랐지만, 느끼지 못했다"며 "사지라고 해서 포기할 것이 아니라 더욱 열기를 뿜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슈를 선점하지 못하는 상황을 꼬집으며 "야성을 확실히 발휘하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지도부 모습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간 당 안팎에선 국민의힘이 대구·경북(TK)에 편중돼 있어 수도권이나 그 외 지역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많았던 만큼, 시도지사들도 지도부가 지역 민심을 모른다는 지적을 에둘러 한 셈이다.

    1시간가량 이어진 비공개 회의 자리에서는 지역 조직력 강화, 현장 의견 수렴, 정부·여당발 공세 공동 대응, 과감한 민생 정책, 외연 확장 등 다양한 요구와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장 대표는 경청하며 "더 자주 모시고 많은 말씀을 듣겠다"는 취지로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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