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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휴전은 했지만 건물은 부순다”…이스라엘, 가자서 민간 건물 1500채 파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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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가자지구 북부 세자이야가 2년여간 이어져 온 공습에 폐허로 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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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휴전 합의 이후에도 가자지구 내 민간 건물 1500여 채를 파괴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팩트체크 탐사보도팀이 위성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스라엘군이 지난 10월 10일 휴전 이후에도 가자지구 내 건물 철거를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휴전 전후의 영상·사진을 비교해 ‘옐로 라인’(Yellow Line, 이스라엘군 철수 경계선) 뒤편 지역의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가자 남동부 아바산알카비라 지역에서만 수백 채가 휴전 이후 완전히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은 휴전 전까지만 해도 손상 흔적이 거의 없었다.

    아바산알카비라에 살았던 한 난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모든 걸 부쉈다”며 “텐트 안에서도 철거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라파 동쪽 지역과 가자 북부 셰자이야, 자발리아 캠프 인근에서도 휴전 이후 대규모 파괴 흔적이 포착됐다. 위성 사진에서는 이미 폐허가 된 지역 위로 먼지가 치솟는 장면이 확인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위가 국제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아딜 하케 미국 럿거스대 로스쿨 교수는 “점령국이 민간 재산을 파괴하는 것은 전시 국제법 위반”이라며 “휴전 상태에서 이처럼 광범위한 파괴는 예외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휴 로뱃 유럽외교협회(ECFR)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체류가 길어질수록 철거 문제는 심각해지고, 휴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옐로 라인 뒤 지역에는 휴전 조건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철거 행위가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철거는 테러 침투용 시설 제거 및 후속 전투를 위한 공간 확보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지구 평화 계획 제13항에는 ‘모든 군사·테러 인프라는 파괴되고 재건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비무장화는 독립 감시단의 감독하에 진행된다’는 조항도 있어, 이스라엘군의 철거 행위는 향후에도 국제적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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