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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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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2호기 수명연장 결정…AI 전력수요 압박 속 원전정책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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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급증에 정책 현실 조정

    예정된 9개 원전 계속운전 심사 청신호

    뉴스1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서 열린 제224회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원안위는 고리2호기 계속운전을 허가했다. 2025.11.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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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부산 기장군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계속운전(수명연장) 안건이 세 번의 심의를 거쳐 통과되면서, 향후 정부의 원전 정책 방향과 업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13일 열린 제224회 회의에서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계속운전 허가(안)를 심의한 결과, 재적 위원 6명 중 5명이 찬성해 안건을 통과시켰다.

    1983년 4월 가동을 시작한 고리2호기는 2023년 4월 8일 설계수명 40년이 만료된 이후 2년 7개월간 정지 상태였다. 영구 정지가 결정되지 않은 국내 원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설비이기도 하다. 이날 원안위 결정으로 고리2호기는 2033년 4월까지 수명이 연장됐다.

    이번 결정에 업계와 정책 당국의 시선이 쏠렸던 이유는 고리2호기 심의 결과가 다른 노후 원전의 계속운전 판단에도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설계수명 만료를 앞둔 원전이 9기 더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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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 2호기(왼쪽) 모습. 2025.9.2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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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결정은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와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원전은 짓는 데 최소 15년이 걸려 추가 착공은 현실성이 없고, 전력망·인프라를 깔아 재생에너지 산업을 대대적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기존 원전 운영을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된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은 정부의 '기존 원전은 유지·신규는 억제'라는 큰 방향성과 충돌하지 않으면서도, 당장 빠르게 늘어나는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현실 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원전 재가동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컸다. 엔비디아가 국내에 대규모 GPU 공급을 약속한 뒤 통신 3사와 클라우드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윤종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계속운전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수단"이라며 "AI 데이터센터는 멈춰선 안 되는 시설인데, 이를 안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원은 원전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고리2호기 결정이 내려지면서, 설계수명 만료가 임박한 나머지 9기의 계속운전 심의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안위는 안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엄격한 심의를 거쳐 계속운전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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