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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현직 부장검사, 정성호 직격…“지시한적 없다? 깡패 두목의 회피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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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hs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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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직 부장검사가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항소 포기’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 정진우 중앙지검장 등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풍성 광주지검 형사3부장은 이달 11일 저녁 검찰 내부망에 ‘검사의 명예를 더 이상 더럽히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임 부장은 “장관님,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했다 하셨다”며 “도대체 그 ‘신중’은 무엇을 말하시는 거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제 수사 경험상 깡패 두목이나 행동대장들이 빠져나가려고 할 때 ‘나는 지시한 적 없다. 밑에서 하겠다고 하니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했을 뿐이다’ 이런 식으로 책임을 떠넘긴다”고 했다. 이어 정 장관에게 “지위에 걸맞게 진상이 무엇인지 제대로 밝히시라. 그렇게 안 하실 거면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말했다.

    정 장관이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항소 포기 등의) 외압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조폭 수사에 빗대어 비난한 것이다.
    동아일보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왼쪽)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 뉴스1


    임 부장은 이번 일로 사의를 표명한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도 비난했다. 그는 “(정진우) 검사장님께선 ‘거친 바다에 떠 있는 배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떠내려가지 않도록 끈질기게 붙잡고 있는 앵커(닻)가 바로 검사’라고 하셨다”며 “후배 검사 중 그 누구라도 앵커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하면 검사장님도 언제든 같이 하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검사장님은 앵커 역할을 하셨느냐. 제가 볼 땐 아닌 것 같다”며 “부끄럽다. 검사장님도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말했다. 정 지검장이 대검의 지시를 수용해 항소하지 않고 사의를 표명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임 부장은 12일 사의를 표명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도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며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그 외 분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셨느냐”며 “누군가가 책임지고 물러난다고 해결되지 않을 엄청난 사태”라고 임 부장은 지적했다. 다만, 그 ‘엄청난 사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임 부장은 사법연수원을 38기로 광주·수원·전주지검 등을 거쳐 2023년 9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 부부장으로 부임했다. 이후 지난 8월 광주지검 형사3부장으로 이동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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