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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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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주먹거리도 안 되는게" "쟤 이름 뭐냐"…여야 본회의도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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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12차 본회의에서 유상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본회의 불참 등에 대해 항의하자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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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가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놓고 전방위로 충돌했다. 당초 이날 민생 법안 54건을 합의 처리키로 했던 여야는 표결에 불참하거나 반대표를 던지며 “한 주먹거리” 등의 막말과 고성을 주고받았다.

    내란 특검팀은 지난 3일 추 의원이 원내대표였던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계엄 해제를 방해했다는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에 따른 체포동의안이 이날 본회의의 첫 안건이었다. 개의 직후 김승묵 국회 의사국장이 “정부로부터 국회의원 추경호 체포동의안이 제출됐다”고 보고하자마자 여야 간 전운이 고조됐다.

    추 의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구속 수사를, 국민의힘은 무혐의를 주장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추 의원이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한 게 확인된다면 국민의힘은 열 번, 백 번 해산돼야 한다. 의원직도 박탈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비슷한 시각 의총에서 “이 대통령은 대장동도, 대북송금도 몰랐다고 하는 사람인데 추 의원에 대해선 계엄을 미리 알았다고 주장하는 건 극단적 내로남불”이라고 강조했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야 한다. 이 기간 내에 본회의가 열리지 않을 경우 다음 첫 본회의에서 표결한다. 여야는 앞서 오는 27일 본회의를 열어 추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하기로 합의했다. 추 의원은 “불체포 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166석)과 조국혁신당(12석)·진보당(4석) 등 과반 의석수를 가진 범여권이 모두 찬성표를 던질 경우 추 의원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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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12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본회의 불참 등에 대해 항의하다 퇴장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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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본회의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으로 생활 기반을 잃은 주민에 대해 지원 담은 가덕도신공항특별법 개정안 ▶택배 노동자의 과로 등을 막기 위해 표준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 ▶반지하 등 열악한 주거 환경에 놓인 국민에게 이사비 등을 지원하는 주거 기본법 개정안 등 비쟁점 민생 법안 53건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체포동의안 보고가 있었지만, 여야는 초반에는 순조롭게 민생 법안을 속속 처리했다.

    하지만 국토교통위원회 소관 법안 29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오늘 본회의 전 일정 관계로 불참한 점을 제게 알려왔다”고 밝힌 게 도화선이었다. 국민의힘은 소관 부처 장관이 야당에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고 사전 불참한 것을 문제삼았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은혜 정책수석부대표가 우 의장 자리로 나가 “본회의 표결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고 “야당 무시”라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가 본회의장에 울려퍼졌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창피한 줄 알아야지” “저 당을 해산시켜야 한다”고 맞서면서 분위기는 더욱 험악하게 흘러갔다. 우 의장이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를 줬다”며 회의를 강행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회의장 밖에서 “국무위원이 불참하려면 교섭단체 대표의 동의를 얻어 불참 또는 대참을 승인해줘야 한다. 저는 장관이 불참한다는 사실 자체를 전혀 들은 바가 없다”며 우 의장과 김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우 의장은 국민의힘 불참 속에 나머지 법안 처리를 진행했고, 민주당 주도로 표결이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대표 발의하고, 여야가 합의 처리키로 했던 ‘항공보안법 개정안’이 민주당 의원들의 즉석 반대·기권으로 부결됐다. 유상범 수석은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을 화풀이식으로 부결시키는 행태는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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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충돌을 빚기도 했다. 본회의장 앞에서 송 원내대표가 “본회의 하자니까 어디 가느냐”고 따지고, 부 의원은 “한 주먹거리도 안 되는 게”라고 맞받았다. 송 원내대표는 “쟤 이름이 뭐냐. 참담하다”며 본회의장 쪽으로 몸을 돌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40여분만에 본회의장에 돌아왔지만, 이후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을 놓고 민주당과 격하게 대치했다. 검사 출신 곽규택 의원이 자유 발언을 신청해 “이재명 대통령이 설계했다는 대장동 개발 사업은 최고의 권력형 특혜 비리 부패 사건”이라고 맹공했다. 민주당에서는 대장동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의원이 반대 토론자로 나서 “대장동 사건의 본질은 정치검찰의 조작 기소”라며 “이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조작 수사를 은폐하기 위한 물타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규태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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