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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척박한 지스타에도 싹 트는 인공지능 게임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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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덕 기자] 이번 지스타는 여러모로 한산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전에는 주말까지 꽉꽉 채워서 취재를 하거나 토요일에 서울로 올라가는 기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13일 지스타 첫날만 취재하고 서울로 올라간다는 기자들이 많아졌다. 그 정도로 취재할 거리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작년에 비해 대형 게임사들의 참전이 줄어든 탓도 있겠고, 미소녀게임 등 서브컬처 게임사들이 단독 행사로 빠지거나 AGF 등 다른 게임 전시회로 빠진 탓도 있다. 많으면 10개 가량 되던 야외 부스도 올해는 단 2개밖에 없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신 그 자리를 코스어와 팬들이 채우고 있다. 인기 코스어는 1시간이 기다려야 같이 사진을 찍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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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보다 더 길다. 1시간 줄을 형성한 코스어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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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장 무렵 야외에서는 코스어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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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 명의 코스어가 자신을 봐 달라는 듯 포즈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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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보다 더 1시간 줄을 형성한 코스어 대기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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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올해 컨퍼런스도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 전 세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인공지능이라는 테마와 관련해서 단 한 건의 컨퍼런스도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관련해 게임 분야에 산적한 고민을 함께 풀어봐야 할 텐데, 이번 컨퍼런스 목록을 보면 인공지능과 게임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던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런데 BTB 부스에서는 이런 고민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게임 개발이라는 테마로 3개 정도의 기업이 참가한 것이다. 개막 전부터 관심이 갔던 것이 엔씨AI 등 AI 관련 테마를 가진 게임사였다.

    BTB관에 있는 엔씨AI를 찾아갔다. 엔씨가 별도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만들어 홍보 중이다. 사운드 생성부터 모션 캡처 에셋 등이 포함된 토탈 게임 제작 솔루션이다. 현장에서는 특히 사운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한 장의 게임 속 이미지를 보고 그 환경에 맞는 사운드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것이다. 자동차와 빗소리가 동시에 들리는 장면이라면 두 개의 소리가 다른 레이어로 생성된다. 오브젝트화되기 때문에 이동과 삭제가 자유롭다. 담당자에게 '언리얼 엔진도 AI 생성 기능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고 얘기하자, 담당자는 "거기에는 사운드가 아직 없다"며 엔씨 AI 플랫폼의 강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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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 AI 솔루션의 장점: 멀티 트랙 사운드를 생성할 수 있다. /게임와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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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소리와 자동차 소리가 구분되어 생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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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AI라는 글자가 보이는 또 다른 BTB 부스 앞에서 걸음이 멈췄다. 무엇보다 세련된 이미지가 눈길을 끈다. 얘기를 들어보니 한때 챗GPT에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이 유행했듯이 특정 IP의 이미지 생성을 해주는 툴을 가진 회사다. 하지만 챗GPT는 지브리로부터 저작권 침해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이고, 자신들은 정당한 IP를 가진 회사들에게 지브리 스타일과 같이 유사한 이미지를 자동으로 생성해준다는 것이다. 철저하게 BTB다. 이미 국내 게임사들이 이 제품을 적용했는데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전혀 이용자들이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캐릭터 일러스트에 인공지능을 사용할 경우, 아직은 이용자들이 극혐을 하기도 하거니와 게임사와의 NDA 때문에 어느 회사, 어떤 게임인지는 알려줄 수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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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장만 입력해 주면 특정 IP를 활용한 유사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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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작가들이 이 회사의 솔루션을 사용해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게임사도 이용 중이지만 이용자들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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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에는 스페인에서 온 인디 게임사 대표를 만났다. 해외 게임사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게임 제작에 대한 인식이 궁금했다. 게임 제작 20년 차가 넘었다는 이 개발자는 훗날 인공지능을 활용한 게임 제작이 주류가 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절대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개성적인 그래픽과 게임성에 대한 장인 정신이 높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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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인공지능을 게임 제작에 활용하지 않는다는 스페인 인디 개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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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체가 화려하고 독특하다. 턴제 게임이며, 게임 방식 또한 특이하다 /게임와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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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는 SK하이닉스와 삼성, 해외는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의 기업 때문에 불장이 되고, 금방이라도 인공지능이 지금 세상을 덮칠 것 같다. 하지만 게임 업계는 생각보다 그 파도가 천천히 오는 느낌이다. 국내에서는 3N을 비롯해서 크래프톤까지 인공지능을 노래하고 있지만 아직 혁신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또 그 방향이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아직은 AI를 단순한 보조도구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궁극적인 활용 방안은 AI를 활용한 재미와 새로운 경험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NPC를 통해 감성적 몰입을 극대화하는 등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와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또 AI 도구를 통해 인디 개발사도 대형 게임사 수준의 고품질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게임 개발의 문턱을 낮추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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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더 똑똑해진 인공지능 NPC가 나온다면? 인조이 /게임와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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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예년에 비해 많이 축소된 느낌을 받는 지스타지만, BTB 부스에서 만난 AI 기술들은 작지만 의미 있는 씨앗이었다. 이 씨앗들이 잘 자라 게임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지스타가 다시 풍성한 축제의 장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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