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14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달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매매심리가 크게 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025.11.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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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시행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고강도 규제로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같은 기간 집값은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똘똘한 한 채'를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강남3구와 고가 아파트 위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반면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로 투자자들이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비규제지역의 풍선효과도 현실화하고 있다.
16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10·15 대책 발표 후 20일 간(10월 16일~11월 4일)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8716건으로 대책 전 20일 간(1만5412건)보다 약 43%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규제지역에서는 같은 기간 1만242건에서 2424건으로 76% 감소했다.
반면 대책 시행 후 평균 매매가는 상승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에 따르면 서울 신규 규제지역(강남3구·용산 외)과 경기도 규제지역의 평균 매매가는 1.2%씩 올랐다. 이는 10·15 대책의 핵심인 토지거래허가제도 확대 시행일(10월 20일)을 기점으로, 대책 전(10월 1일~19일)과 후(10월 20일~11월 12일) 동일 단지, 동일 면적에서 각각 1건 이상 거래가 발생한 아파트를 비교한 결과다. 10·15 대책에 따른 실거주 의무로 규제지역의 '갭투자'가 중단됐음에도 거래가 이뤄진 단지들은 대체로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규제지역 상승세는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서울 신규 규제지역에서 발생한 신고가 거래 45건 중 절반이 넘는 24건이 15억원 초과 아파트에서 나왔다.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한도가 4억원, 25억원 초과 아파트는 2억원으로 축소됐지만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 부자들의 쏠림 현상은 막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면적 134㎡는 지난 5일 35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동일 면적 직전 매매가는 28억9000만원(4월 15일), 직전 최고가는 31억8000만원(1월 22일)인데 약 10개월 만에 4억원 높은 가격으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롯데캐슬 베네루체' 전용 84㎡는 지난 6일 18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동일 면적 직전 거래는 토허제 시행 전날인 지난달 19일 17억4000만원에 이뤄졌다.
원조 규제지역의 매매가는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는 한 달 새 평균 매매가가 2.5% 상승했다. 서울 전체의 87%인 309건의 신고가가 발생했다. 어차피 실거주해야 한다면 똘똘한 한 채를 사겠다는 심리가 시장에 번진 것으로 해석된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14㎡는 지난달 27일 63억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132㎡는 지난달 29일 60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이외에도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등 규제지역 곳곳에서 신고가 거래가 터져 나왔다.
반면 실수요자와 투자수요 이동에 따른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도 감지됐다. 직방 분석 결과 비규제지역 아파트 매매는 대책 전 5170건에서 대책 후 6292건으로 22% 증가했다. 수원시에서 유일하게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권선구의 아파트 거래량이 73% 늘었고 동탄신도시가 위치한 화성시 거래량이 58.6% 증가하며 단일 지역 기준 가장 많은 거래량(890건)을 나타냈다.
풍선효과는 수도권 외 지방으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11월 둘째 주(10일 기준) 0.01%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3년 11월 넷째 주 하락 전환 이후 지난 11월 첫째 주(3일 기준) 100주 만에 상승 전환됐다.
김민영 직방 빅데이터랩실 매니저는 "10·15 대책 이후 매매 시장은 규제 강도에 따라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 여파가 지역별로 엇갈리면서 시장은 당분간 규제와 자금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조정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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