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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아 여러 관련 행사와 집회가 열린 가운데, 토요일인 15일 오후 서울 보신각에서 ‘성평등가족부 역차별 부서 폐지 촉구’ 시위가 열렸다. 이재명정부가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는 과정에서 남성이 차별받는다고 여기는 ‘남성 역차별’ 등을 조사·분석하는 목적으로 성형평성기획과를 신설한 것을 규탄한 것이다. 단순히 과를 하나 만든 것을 넘어, 이 부서가 성평등부의 주무과 자리까지 꿰찬 것으로 파악되면서 일각에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져왔다.
여성의제 정당인 여성의당 주최로 열린 이날 시위에는 700명가량의 시민이 모여 “성평등가족부 역차별 부서 폐지하라”를 외쳤다. 오후 5시10분쯤 환호와 함께 집회가 시작한 뒤 유지혜 여성의당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은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 것이란 여성들의 기대와 지지가 있었기에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었으나 정부는 여성들을 배반하고 있다”며 “여성을 지우고 여성 향한 폭력과 처벌을 방관하는 행태에 맞서 목소리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숙 여성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틀 전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6대 핵심 분야 구조 개혁을 선언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여성은 없었다”며 “국가 개혁과제를 논하는 책임감과 자부심이 가득한 대통령실의 그 방에서 여성 의제를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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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에 나선 한 여성 참가자는 “남자들이 원하는 대로 입을 닫지 않고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였다”며 “우리는 정말 안녕하지 못한다. 이재명 대통령, 현 정부가 말 그대로 우리의 존재를 지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참가자는 “2024년 차디찬 겨울 윤석열을 끌어내릴 때도 지금도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라고 목이 쉬도록 외치는 것을 멈추지 않았지만 이런 결과가 올 줄은 알지 못했다”고 목소리 높였다.
두 번째 발언을 한 김한장씨는 “여성 부처의 이름에서 여성을 지우고 남자들 고충을 듣는다고 한다. 남자들의 폭력적 문화로 여전히 시민들이 실질적 위협받고 아직도 살해당하는 이때에 사회를 통합시켜야 할 정치, 마땅히 책임져야 할 행정, 실질 문제를 직면해야 할 권력이 책임을 방관하며 남성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있지 않는 사실을 전제로 만들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과 관련없는 거짓이 진짜로 행세하는 이때에 눈을 가린다고 없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2000여명의 여성이 참여해 화제가 된 ‘제1회 비혼페어’를 주최한 문영원 한국비혼여성연합 대표는 “대한민국은 지금 성격차 순위 100위권 밖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실질적 폭력과 억압 속에 우리의 미래를 고민하게 한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명백한 구조적 차별을 외면한 채 역차별 부서를 신설하는 전세계 유일무이한 기행을 벌이려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역차별 부서를 국가 기구로 공식화하는 건 인터넷 여성혐오의 거짓 프레임을 정책으로 수용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여성에 대한 불평등을 영구히 고착화시키려는 정치적 폭력이자 시민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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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1부 자유발언 후 진행된 대형 현수막 찢기 퍼포먼스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성평등가족부 남성 역차별부서’라고 쓰인 커다란 현수막을 함께 조각내어 찢으며 성형평성기획과의 폐지를 다시 한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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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집회 종료 후 낸 성명에서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 허상의 역차별에 행정력을 낭비하는 동안, 여성 시민의 일상은 더욱 위협받고 있다”며 “남성들이 여성을 일방적으로 때리고 강간하고 차별하고 죽이는 행위를 여성과 남성의 쌍방 감정싸움으로 축소한 결과, 여성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적 기반은 ‘남성 역차별’ 사례로 낙인 찍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평등가족부가 해야 할 역할은 남성의 ‘차별감’을 정책 수요로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구조적 차별과 폭력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구조적 차별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여성의 삶을 외면한다면 분노한 여성들은 다시 광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사진=여성의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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