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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옅어진 금리인하 가능성에…주담대 금리 2년 만에 다시 6%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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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최고 연 6%대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옅어지면서, 시장금리가 먼저 급등한 영향이다. 금리 인상에 기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신규 대출자의 한도도 줄어들 전망이다.



    혼합형 주담대 약 2년 만에 6%대



    16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 따르면 14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93∼6.06%다. 8월 말(연 3.46∼5.546%)과 비교해 대출 금리의 상단은 0.514%포인트 하단은 0.47%포인트 높아졌다. 4대 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가 최고 연 6%를 넘어선 것은 2023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준금리가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던 시기다.

    중앙일보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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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은행의 만기 1년 신용대출 금리(신용등급 1등급 기준)도 같은 기간 연 3.52∼4.99%에서 3.79∼5.25%로 올랐다. 상단과 하단 금리가 각각 0.26%포인트, 0.27%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도 연 3.77∼5.768%로 8월 말과 비교해 상단 금리가 0.263%포인트 인상됐다.



    지표 시장금리 상승에 대출 금리도 올라



    기준금리가 변하지 않았는데도, 대출금리가 급등한 것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장 금리가 올라서다. 5년 후 금리가 변하는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일반적으로 은행채 5년 물을 지표 금리로 삼는다. 또 1년 만기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채 1년 물 금리에 따라 금리가 변한다. 14일 기준 은행채 5년 물 금리는 8월 말과 비교해 연 2.836%에서 3.399%로 0.563%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은행채 1년물 금리도 0.338%포인트 급등했다.



    높은 집값과 환율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뚝’



    시장금리가 급등한 이유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져서다. 한은은 최근까지도 수도권 집값 상승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등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를 내놨지만, 아직 수도권 집값이 잡힐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1400원 중후반까지 떨어진 달러 대비 원화 값도 부담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대외 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원화 약세가 더 커질 수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외환시장은 대미 현금 투자라는 새로운 난관으로 외환시장의 완충지대가 크게 얇아졌다”면서“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금융 안정을 저해하는 결정”이라고 했다.



    이창용 ‘방향 전환’ 발언, 시장금리 인상에 기름



    여기에 이창용 한은 총재의 최근 발언은 시장금리 상승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12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 외신과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방향 전환 여부까지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를 멈출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총재 발언 이후 국고채 3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는 각각 연 2.923%, 연 3.282%로 거래를 마치며 각각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특히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장 중 연 3.3%까지 치솟았다. 위험도가 낮은 국고채 금리는 다른 시장 금리의 기준이 된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에서도 높은 물가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이 나오면서, 시장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기존 대출자 이자 부담 늘고, 신규는 한도 줄듯



    시장금리가 오름세로 전환하면서 은행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우려해 대출 총량을 줄일 것을 은행에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데다, 금리까지 오르면서 기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물론 신규 대출자의 한도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현행 총부채원리금상환(DSR) 규제 내에서는 대출 이자가 높아지면 그만큼 한도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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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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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의 인터뷰로 금리 인하 기조에 대한 전면적 전환 가능성이 확인됐다”면서 “한은 집행부의 시장 안정화 코멘트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패닉 셀링(시장 금리 상승) 강도는 보다 강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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