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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PLM이 만든 글로벌 경쟁력' 강영석 이지트로닉스 대표, 데이터로 품질과 속도를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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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변환장치 전문기업 이지트로닉스(EGTRONICS)가 '제품 수명주기 관리(PLM)' 솔루션을 도입해 설계부터 제조, 품질에 이르는 전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시스템 도입처럼 보이지만, 축적된 기술 데이터와 품질 정보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지속가능한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시도로 평가된다.

    이지트로닉스의 강영석 대표는 “전력변환장치는 고객사별 사양이 다양하고 제품 변형이 많기 때문에, 설계와 제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LM은 이러한 환경에서 품질을 데이터로 명확히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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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설립된 이지트로닉스는 전기·수소차 인버터/컨버터, 방산 전술차량 전력변환장치, 5G 통신 전원장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가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고전압 전력 밸브 변환 기술과 고효율 반도체 기반 전력 모듈 개발에 집중하며, 인버터·컨버터·OBC를 통합한 3-in-1, 4-in-1 전력변환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당면 과제는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글로벌 협업 네트워크가 확장되면서 데이터의 양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지트로닉스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데이터 일관성을 유지하며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관리 체계 고도화를 추진했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점검한 것도 품질이었다. 고객사별 요구사항이 다양해지면서, 동일한 제품이라도 고객별 사양에 따라 다양한 BOM이 운영되었다. 관리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고 강 대표는 전했다.

    기존에는 부서별로 엑셀과 이메일을 활용해 데이터를 관리했다. R&D 부서는 BOM을 엑셀로 정리했고, 제조본부는 ERP·MES에 수기로 입력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수와 부품 종류가 증가하면서 정보 흐름을 일원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강영석 대표는 “우리의 설계 환경은 회로, 기구, 시스템 등 여러 분야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따라서 각 영역을 하나의 프로세스 안에서 통합하고, 현업의 실제 절차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지트로닉스는 이즈파크(대표 김갑산)와 협력해 PLM 구축을 추진했다. “기존 설계 도구와 ERP·MES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데이터 흐름을 하나의 구조 안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는 조직 전체의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 대표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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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LM 구축 과정에서 이즈파크는 프로젝트 코드 체계와 부품 채번 규칙을 정비하고, 변경 이력·승인·산출물을 하나의 흐름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표준 프로세스를 설계했다.

    강영석 대표는 “제조 현장을 이해하는 파트너였다. 현업 중심으로 접근했고, 초기 데이터 표준화부터 프로세스 설계까지 빠르게 완성했다. 단순히 시스템을 설치한 게 아니라, 업무 방식 전반을 체계적으로 정비한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R&D 현장에서는 변화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회로도를 수정하면 BOM이 자동 반영되고, 특정 부품의 사용 이력도 역전개·정전개로 즉시 확인 가능해졌다. 프로젝트별 산출물은 시스템에서 즉시 불러올 수 있게 됐다. 강영석 대표는 “이제 '이 부품 어디에 들어가나요?' 같은 반복 질의가 사라짐으로써 정보의 가시성과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또한 PLM 기반의 일정·이력 관리가 정착되면서 프로젝트 간 우선순위 조정이 용이해졌고, 진행 현황 파악이 빨라졌다. 강 대표는 “모든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이 동일한 데이터 체계 안에서 관리되기 때문에, 고객 대응과 내부 보고 모두 효율성이 높아졌다. 데이터 기반 협업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PLM 도입 초기, 좌충우돌이 없었던 건 아니다. 새로운 시스템에 맞춰 데이터를 정비하고, 설계 환경을 최적화하는 과정이 필요했다.이즈파크는 신속한 대응을 통해 개선 과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운영 안정화를 지원했다.

    강 대표는 “대응 속도와 지원 체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단순 문의 사항은 하루 내 처리되고, 기능 개선 사항도 짧은 기간 안에 반영됐다. 이런 신속한 피드백이 시스템 안정화와 신뢰 구축의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이지트로닉스는 수행하는 모든 프로젝트의 일정, BOM, 설계 이력을 통합 관리하며, ERP·MES와 연동해 생산 현장의 데이터 일관성을 강화했다. 강영석 대표는 “과거에는 개발 완료 후 자료 정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지금은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누적돼 보고 업무가 신속하게 처리된다. 데이터는 이제 단순한 산출물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의 근거”라고 설명했다.

    이지트로닉스는 이제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품질경영시스템(QMS) 확장을 검토 중인 것. 부품 데이터부터 도면, 승인 기록까지 외부 파트너와 실시간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해, PLM-ERP-MES-QMS로 이어지는 통합 구조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강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고객의 기술 과제를 함께 정의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PLM 도입은 그 여정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지트로닉스는 데이터 기반의 품질 관리 체계와 빠른 실행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작지만 강한 회사'라는 강영석 대표의 표현처럼, 이지트로닉스의 변화는 데이터 중심의 혁신 위에서 차분하고도 단단하게 이어지고 있다.

    임민지 기자 minzi5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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