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1 (목)

    IBS, 암흑물질 '액시온' 세계 최고 수준 탐색 감도 구현 성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자신문

    주파수 튜닝 구조를 포함한 다중 셀 공진기의 실물 사진


    우주 비밀을 밝히기 위한 암흑물질 '액시온' 탐색 범위를 본격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국내 연구진이 확보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암흑물질 액시온 그룹 윤성우 CI 연구팀이 독자 개발한 다중 셀 공진기와 극도로 미세한 신호를 잡아내는 초전도 신호 증폭 기술을 결합, 고주파수 영역으로 액시온 탐색 범위를 확장하고 세계 최고 수준 탐색 감도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액시온은 물리학 이론에서 가능한 물질과 반물질 비대칭 현상이 실제 실험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이유, 즉 'CP 대칭성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제안된 가설 입자다.

    이 입자는 극도로 가볍고 전기적으로 중성이며, 다른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는 특성을 지닌다. 이는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약 85%를 차지하지만,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 성질과도 일치한다. 또 액시온이 우주 초기 생성돼 현재까지 잔존할 수 있다는 이론적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암흑물질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액시온 검출을 위해선 극저온 환경에서 공진기를 이용해 극도로 미약한 전자기 신호를 포착해야 한다. 검출 주파수를 높이기 위해 공진기 내부 크기도 줄여야 하는데, 이 경우 신호 포착 부피도 함께 줄어 실험 감도가 떨어진다.

    연구진은 8셀 구조 공진기를 독자적으로 설계·제작했다. 이 새로운 구조는 공진기 크기를 줄이지 않고도 더 높은 주파수에서 공진이 일어나도록 구현해 신호 감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도쿄대 공동연구팀에게 제공받은 양자 증폭기(JPA)를 결합해 잡음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극도로 미약한 신호를 증폭함으로써, 기존 단일 원통형 공진기보다 약 3배 높은 주파수 영역에서도 안정적인 탐색 성능을 확보했다.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공진기를 8테슬라(T)의 강한 자기장과 약 40밀리켈빈(mK)의 극저온 환경에서 구동해 약 5.9㎓의 고주파 대역을 정밀 탐색했다. 탐색 대역에서 액시온 존재 신호는 관측되지 않았지만, 미국 HAYSTAC 등 유사 주파수 대역을 탐색한 해외 선도 연구 대비 약 2배 개선된 민감도를 달성해 세계 최고 수준 탐색 성능을 확보했다.

    이번 결과는 액시온 특성을 설명하는 대표 이론인 'KSVZ 모델'이 예측하는 액시온 신호를 직접 탐색할 수 있는 수준의 탐색 감도를 달성해 실제 액시온 탐색 가능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윤성우 CI는 “이번 성과는 다중 셀 공진기를 활용해 고주파 영역에서도 안정적이고 높은 감도 탐색이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결과”라며 “최적화를 통해 탐색 민감도를 높이고, 국제 협력 연구를 지속 강화해 액시온 탐색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