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만난 최태원, 입법건의 보고서 전달
"기업들 펀드 조성해 외부 자금 조달해야"
금산분리 완화 건의…반도체 탄력 받을듯
자사주 소각 의무화 신중 논의 등도 건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연 국민의힘과의 정책간담회에서 “주요 글로벌 빅테크들은 인공지능(AI)에 수천억 달러에서 많으면 조 달러 단위의 투자를 발표하면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규모 투자 가능하도록 규제 풀어야”
그는 지난달 말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의장으로서 여러 글로벌 기업인들과 소통했던 일화를 언급하면서 “이제 국제무대에서 게임의 룰과 상식이 다 바뀌어 버렸다”며 “각 나라들은 자국 기업을 밀어주기 위해 기존에 없었던 정책들을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기업이 투자하는 게임 자체도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 세번째)이 1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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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어떤 성장 전략을 무기로 정글 같은 시장을 돌파할지 고민이 앞선다”며 “과거 고성장기에 만든, 성장할수록 규제는 계단식으로 늘고 인센티브는 줄어드는 현재 시스템을 성장을 우선순위를 두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성장 기업이 더 많은 보상을 받는 시스템을 갖춰야, 기업 스스로 기회를 찾고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그 연장선상에서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이 조 단위 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단독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펀드를 구성하고 외부 자금을 조달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다 바뀌고 있다”며 “우리도 이같은 자금 조달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한다는 의미로 지난 1982년 은행법 개정을 통해 도입했다. 대기업집단이 금융회사를 사금고처럼 활용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였다. 다만 최 회장의 언급처럼 산업과 금융간 협업을 막는 규제로 인해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론 역시 비등하다. 첨단 전략산업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펀드운용주체 참여를 허용해 외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반도체 등 수백 조원 단위의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한 산업들이 제때 시장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인텔 등 다수 기업들은 이를 통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전향적인 여당…금산분리 완화 힘받나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여당은 금산분리 완화에 전향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힘이 반대하지 않는다면 이번 12월 임시국회에서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직접 전달한 ‘제22대 국회 입법 현안에 대한 상의리포트’를 통해 이를 건의했다. 지주회사가 전략산업펀드 조성을 위한 자산운용사의 소유를 허용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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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는 이외에 △첨단산업 투자 인센티브 강화(반도체특별법안 등) △AI 산업·인재 육성 지원(인공지능특별법안 등) △배임죄 개선·경영판단원칙 명문화(상법 개정안 등) △자사주 소각 의무화 신중 논의(상법 개정안 등)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상법 개정안 등) △석유화학산업 특별법 제정(석유화학산업 특별법안 등) △철강산업 지원 강화(철강산업지원 특별법안) 등을 국민의힘에 건의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 금산분리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말은 없었다”며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측에서 장 대표 외에 송언석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윤한홍 정무위원장, 임이자 기획재정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최 회장 외에 이형희 SK 부회장, 하범종 LG 사장, 이태길 한화 사장, 한채양 이마트 사장, 허민회 CJ 사장, 유승우 두산 사장, 유재영 GS파워 사장, 최승훈 삼성전자 부사장, 이항수 현대차 부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부사장, 양원준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송희준 HD현대 부사장, 박희돈 대한항공 부사장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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