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청북읍 후사리 물류센터 전경. /디에이건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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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신탁이 책임준공을 맡은 경기 평택시 청북읍에 있는 대형 물류센터가 공매로 나왔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여파로 KB부동산신탁은 이 개발사업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해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20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KAMCO)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 청북읍에 있는 물류창고와 10필지에 대한 공매가 12월 1일 진행될 예정이다. 공매 대상인 물류창고는 지하 2층~지상 3층 건물로 연면적 7만1870㎡ 규모이며, 토지는 총 2만6643㎡다. 감정평가액은 1431억원으로, 최저 입찰가는 59%인 890억원으로 형성됐다.
이 물류센터는 지난 4월 21일 사용승인을 받았는데, 준공 직후 개발사업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주단 요청에 의해 공매에 나오게 됐다. 앞서 다올투자증권이 대리금융기관을 맡아 2022년 2월 총 1090억원 PF 대출을 조달했다. 선순위 메리츠금융그룹 470억원, 중순위 신한캐피탈 160억원, 후순위 하나증권 160억원 등이다. 그러나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면서 이달부터 공매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지금까지 6번 유찰됐고, KB부동산신탁은 지난 19일 세 번째 공고를 올렸다.
초반에는 준공 전에 선매입 약정을 확보하는 등 전망이 좋았다. 최근 물류센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저온 창고와 상온 창고가 모두 있고, 모든 층에서 접안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어서다. 또 경기 평택시 ‘청북IC’와 반경 2㎞에 위치해 차량 10분 이내에 고속도로 진입이 가능하고 5㎞ 이내에 서해안고속도로가 소재하는 등 광역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았다. KB부동산신탁의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인 이 물류센터는 위탁자는 보아스개발이고 시공은 새천년종합건설이 맡았다.
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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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위기는 새천년종합건설이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예정된 기한이었던 2023년 11월을 넘기며 공사가 지연됐고, 새천년종합건설은 1000억원에 가까운 PF 대출 채무를 떠안게 됐다. 하지만 새천년종합건설은 이를 감당할 재무적 여력이 없었고, 시공능력평가 순위 105위 중견 건설사였던 이 회사는 결국 지난해 2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모든 공사를 중단했다.
KB부동산신탁과 보아스개발은 대체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재개했지만, 공사가 이미 오랜 기간 중단돼 신탁사의 책임준공 기한까지 초과하게 됐다. 책임준공은 신용도가 낮은 중소 건설사 대신 신탁사가 보증을 서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만약 시공사의 공사가 지연되거나 부도가 나면 신탁사가 모든 채무를 떠안게 된다. 이 때문에 대주단은 지난해 9월 KB부동산신탁을 상대로 104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KB부동산신탁을 비롯한 금융지주 계열사는 후발 주자다 보니 그간 공격적으로 책임준공형 프로젝트에 뛰어들어 왔다”면서 “업황 악화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시행사·건설사가 도산하면서 책임준공 미이행 사업장이 잇따르고 있어 후폭풍이 큰 상황이다”라고 했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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