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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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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모델 시장 재편 조짐… ‘제미나이 3’ 내세운 구글, 오픈AI 아성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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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일러스트=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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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이 최첨단 추론 기능을 적용한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3’를 출시했다. 제미나이 3는 여러 성능 지표에서 오픈AI의 ‘챗GPT-5’를 압도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엔비디아와 함께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수천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그간 생성형 AI 모델 시장을 주도해 온 오픈AI의 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제미나이 3를 공개하며 오픈AI의 GPT-5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미나이 3 프로는 AI 모델 벤치마크 지표인 ‘인류의 마지막 시험’ 2500개 문항 중 37.5%를 맞히며, 오픈AI GPT-5 프로가 기록한 26.5%를 능가했다. 이 시험은 박사급 지식부터 창의적 문제 해결까지 포함한 초고난도 벤치마크로, 기존 ‘대규모 다중작업 언어 이해(MMLU)’를 뛰어넘는 ‘인류가 풀기 가장 어려운 시험’으로 불린다.

    두 종류 이상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모달 처리 능력도 대폭 강화됐다. 가령 미술사 공부를 위한 자료를 요청하면, 시대별 대표 작품 사진과 내용을 요약 정리한 표까지 내놓는 식이다. 자연어 지시만으로 개발을 수행하는 바이브 코딩 역량 역시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코딩 부문 지표인 LM아레나 웹데브에서 1487점을 받으며 1387점의 GPT-5를 넘어섰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데미스 허사바스 구글 딥마인드 CEO도 제미나이 3를 두고 “역대 최고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챗GPT 등장 이후 생성형 AI 모델 경쟁에서 오픈AI에 계속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은 지난 3월 출시한 제미나이 2.5를 기점으로 평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8월 공개한 이미지 생성 툴 나노 바나나, 비디오 생성 툴 비오로 일반 사용자들의 유입이 늘어났다. 특히 지난 8월 공개된 오픈AI의 GPT-5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구글이 제미나이 3를 통해 오픈AI 추격전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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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제미나이 앱 이미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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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은 검색엔진을 통한 데이터에 대한 접근 역량을 바탕으로 AI 모델 경쟁에서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 앤트로픽 관계자를 상대로 가장 막강한 기업이 어디냐는 질문에 모두가 ‘구글’을 꼽았다고 전했다. 애플이 차세대 시리를 지원하는 AI 모델로 오픈AI가 아니라 구글 제미나이를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오픈AI와 앤트로픽 모델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구글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글이 기술력으로 시장을 흔들자, MS는 ‘AI 동맹’으로 AI 패권 경쟁에 맞불을 놨다. MS와 엔비디아는 앤트로픽에 총 15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MS 클라우드 컴퓨팅을 300억달러(약 44조원)어치 구매하고,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MS는 자사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 고객에게 앤트로픽의 모델 ‘클로드’를 제공하게 된다. 아울러 엔비디아와 앤트로픽이 사업에서 성능과 효율성,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게 설계와 엔지니어링 작업도 협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앤트로픽은 B2C(기업 대 소비자 거래)보다는 B2B(기업 대 기업 거래)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 회사 멘로벤처스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앤트로픽이 오픈AI를 제치고 기업용 거대언어모델(LLM)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사용량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시장 점유율에서 앤트로픽은 32%를 기록했으며, 이어 오픈AI(25%), 구글(20%), 메타(9%)가 뒤를 이었다.

    경쟁사의 공세에 오픈AI도 방어에 나섰다. 오픈AI는 지난주 GPT-5 모델의 성능 업데이트를 연달아 발표했다. GPT-5.1 인스턴트, GPT-5.1 씽킹 모델을 공개하고 챗GPT의 말투와 스타일도 개인화됐다. 또 오픈AI는 향후 챗GPT 기반으로 쇼핑 매니저, 여행 매니저, 재정 고문, 건강 코치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수 사용자가 챗GPT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협업할 수 있는 그룹 채팅 기능도 공개했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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