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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시위와 파업

    간편식·도시락으로 점심…학교 비정규직 파업에 곳곳 급식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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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인천·강원·세종·충북 총파업…한산한 학교 조리실

    국회 앞 집회 "최저임금 못 미치는 기본급·차별 철폐하라"

    연합뉴스

    대체 급식 받는 초등학생들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한 20일 인천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구운 달걀, 주스, 햄치즈샌드위치 등 대체 급식을 받고 있다. 2025.11.20 soonseok02@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가 릴레이 총파업에 돌입한 20일. 이날은 서울·인천·강원·세종·충북 지역 학교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했다.

    이로 인해 학교 곳곳에서는 일반 급식 대신 대체식이 지급됐다.

    평소 음식 냄새와 조리도구 열기로 가득했을 학교의 조리실은 한산했다.

    연대회의 측은 기본급 인상과 차별 철폐 등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고, 교육 당국은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 '오늘은 급식 대신 빵·도시락'…학부모들, 엇갈린 반응

    "빵을 좋아하는데 급식으로 나와서 좋아요. 그런데 밥도 좋아해서 매일 빵을 먹고 싶지는 않아요."

    충북 청주시 한 초등학교 재학생 김모(8) 양은 이날 연대회의 총파업으로 일반 급식 대신 대체식이 지급되자 빵과 우유를 집어 들고 해맑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급식실 책상 위에는 학급별로 초코파이, 땅콩과자, 음료수, 빵 등을 담은 간편식 하얀 비닐봉지가 학생들을 맞이했고, 급식실 한편에선 일부 조리사가 귤과 바나나 등 과일을 챙겨줬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도 급식 조리원 모두가 파업에 참여해 치즈케이크와 가래떡, 마카롱, 메추리알, 스트링치즈, 과일주스 등의 간편식을 제공했다.

    학생 절반가량은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먹었고, 파업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학부모는 점심시간에 지인을 통해 아이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기도 했다.

    4학년 유모(10) 양은 "양이 부족하지는 않아서 배고프지는 않았다"며 "치즈케이크도 맛있지만 영양사 선생님들이 해주시던 밥이 최고"라고 웃어 보였다.

    이날 연대회의의 파업을 놓고 학부모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임모(49·여) 씨는 "해마다 이런 일이 있으니 학부모 입장에서는 불편하다"며 "(파업도)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어린이들의 음식을 볼모로 잡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모(51·남) 씨는 "대체식이 잘 나왔다고 하니 괜찮다"며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파업하는 건데 하루 정도 이런 일이 있는 게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학교 급식 외에 돌봄교실도 이날 파업으로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세종시에서는 돌봄 교실을 운영하는 55개 학교 중 34개교만 정상 운영했고, 충북에서는 255개 늘봄운영 학교 중 31개 학교가 파업에 참여했다.

    연합뉴스

    급식 공백 현실로…학생들 '빵 급식'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학교 급식·돌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한 20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운동장에 앉아 대체 급식으로 제공된 빵을 먹고 있다. 2025.11.20 eastsea@yna.co.kr



    ◇ 학교 비정규직 지역별 릴레이 파업…"진전된 안 내놔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로 구성된 연대회의 소속 조합원들은 이날 지역별로 릴레이 파업에 돌입했다.

    연대회의는 교육 당국과 지난 8월부터 집단임금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파업을 결의했다.

    이날은 서울·인천·강원·세종·충북에서 총파업을 진행했고, 21일에는 광주·전남·전북·제주, 다음 달 4일에는 경기·대전·충남, 5일에는 경남·경북·대구·부산·울산이 파업을 이어간다.

    파업 첫날인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는 약 7천명의 조합원(경찰 비공식 추산)이 최저임금 이상의 기본급 지급, 방학 중 무임금 해소, 정규직과의 근속 임금 차별 해소 등을 촉구하며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연단에 오른 정인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은 "우리 노동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장애 학생 지원, 급식, 돌봄, 상담, 환경 정비에 야간에도 학교를 지켜낸다"며 "하지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기본급, 중앙정부의 지침이 있어도 교육청만 묶어둔 명절 임금 등 차별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연대회의는 입장문을 통해 "교육 당국이 진전된 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파업은 이번으로 끝나지 않고, 학교의 일상은 다시 한번 멈추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대회가 끝난 뒤 여의도공원, 금융감독원 앞 등 여의도 일대를 행진했다.

    ◇ 급식 차질 비율 최대 55.9%…교육당국, 대책마련 분주

    이날 오후 3시 현재 지역 교육청이 취합한 급식 차질 비율은 서울 12.5%, 충북 46.7%, 세종 55.9%, 인천 28.7% 등이다.

    교육 당국은 이날 지역별 파업 참여율을 취합하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급식 문제와 관련해선 간소화한 식사 혹은 급식 대용품을 제공하거나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각 시도 교육청은 파업 대책 상황실을 운영하며 교육활동 안정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도권의 한 교육감은 "현재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있으나, 집단(임금)교섭 타결을 위해 교육부, 시도교육청과 최선을 다해 교섭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종구 최정원 윤우용 양영석 김준태 강태현 오보람 박성진 기자)

    연합뉴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처우개선 예산확대 관련 법령 정비 촉구집회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0일 서울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린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처우개선 예산확대 관련 법령 정비 촉구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관련 피켓을 들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1.20 mon@yna.co.kr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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