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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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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유세 폭탄에… 10년 넘게 산 집 팔아치운 집주인 ‘4년來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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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 늘고 정비사업 불안감 겹쳐
    올해 들어 장기보유층 매도 급증
    20년 초과 매도건 1년새 28%↑
    고령층 중심 현금화 흐름 뚜렷


    파이낸셜뉴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외부에 월세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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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이상 거주하던 아파트를 매도한 집주인들이 4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규제 강화에 보유세 부담까지 겹치면서 시장의 흐름이 단기보유·중기보유에서 장기보유층으로 이동하는 '세대 교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파·강남 등 정비수요 지역 매도

    2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 등)에서 10년 초과 15년 이하 보유 매도건수는 1만225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9711건보다 26.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15년 초과 20년 이하 보유 매도건수도 지난해 7300여건 대비 11% 이상 늘어난 8140건을 기록했고, 20년 초과 보유 매도건수는 9300건으로 28% 가까이 증가했다. 세 개 장기보유 구간 모두 2022년 이후 최근 4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1~10월 서울 전체 집합건물 매도 9만1787건 가운데 10년 이상 보유 매도는 2만9691건으로 약 3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 규모뿐 아니라 비중에서도 장기보유층이 전체 매도 흐름을 이끄는 구조가 통계상 확인된 셈이다.

    반면 단기보유(1~3년 이하)와 중기보유(3~7년 이하) 구간 매도는 위축된 흐름이 이어졌다. 올해 1~10월 기준 각각 8041건(8.8%), 3만2458건(35.4%)으로 2024년 9064건(10.6%), 3만4869건(40.9%)보다 비중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송파·강남·서초 등 정비사업 추진 기대감이 큰 강남3구에서 장기보유 매도가 가장 많았다. 송파구는 올해 1~10월 10년 이상 보유 매도가 2457건, 강남구는 2209건, 서초구는 1756건을 각각 기록했다.

    ■보유세 부담·고령화·규제 누적 영향

    전문가들은 장기보유 매도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라고 진단한다. 우선 보유세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장기간 주택을 보유한 고령층의 부담이 커진 점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대감과 부담이 동시에 작용해 매도 시점이 자연스럽게 앞당겨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보유세 인상 기조가 누적되면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현금화 수요가 강해졌다"며 "정비사업 속도가 빠른 지역일수록 기대와 부담이 공존해 매도 타이밍을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 가격 급등기에 매수했던 중장년층이 이주·은퇴 시점을 맞고 있는 점도 장기보유 매도를 자극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일부 지역에서는 갈아타기 수요가 규제 영향으로 위축된 반면, 장기보유층은 세금 부담과 정비사업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매도를 점진적으로 현실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2021년 이후의 가격 급등기와 현재의 규제 환경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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