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전통 보수주의’ 대표하는 체니 전 부통령
장례식에 부시 전 대통령, 바이든 전 대통령 등 참석
트럼프만 불참...의회 난동 옹호로 체니 비판받아 ‘앙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왼쪽 두번째부터)과 그 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그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등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국립 대성당에서 진행된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했다.[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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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부통령으로 평가받는 고(故)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장례식에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의회 난동 사태로 그와 척을 졌던 트럼프 대통령은 끝내 참석하지 않았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워싱턴국립대성당에서 엄수된 체니 전 부통령의 장례식에는 조지 W.부시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마이크 펜스·앨 고어·댄 퀘일 전 부통령 등이 참석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네오콘(신 보수주의)의 상징으로, 공화당 정통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부통령이 대통령의 유고시를 대비하는 ‘서포터’ 성격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그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중동정책 등을 지휘하며 역사상 가장 강한 부통령으로 평가받았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그와 행정부에서 함께 국정을 운영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체니 전 부통령에 대해 “재능과 절제가 그의 자아보다 더 컸다”며 “탄탄하고 드물며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그를 추모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도 나는 대통령직을 노리는 야망에 흔들리지 않고 필요할 경우 언제든 대통령직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 사람을 원했다”며 부통령 시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절제된 태도를 유지했던 고인을 추억했다.
장례식에는 그가 몸담았던 공화당과 반대측에 서있는 민주당 인사인 바이든 전 대통령과 해리스 전 부통령, 고어 전 부통령 등도 참석했다.
반면 현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체니 전 부통령이 지난 3일 별세한 이후 별도의 성명조차 내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체니 전 부통령에 대해 앙금이 남았음을 보여준다.
체니 전 부통령은 트럼프 1기 집권기에는 그를 지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2021년 트럼프의 극렬 지지자들이 의회 폭동을 일으키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와 거리를 두면서도 옹호하는듯한 모습을 보이자 체니 전 부통령이 반(反) 트럼프 인사로 돌아섰다.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고, 그의 맏딸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도 이에 동참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 소속인 현직 대통령과 부통령의 장례식 불참에 대해 “트럼프의 마가(MAGA·미국을 더 위대하게) 운동과, 부시 행정부 시절 공화당이 대표하던 전통적 보수주의 사이의 깊은 분열을 뚜렷이 보여주는 장면”이라 평가했다.
리즈 체니 전 의원은 추도사에서 ‘정당보다 국가가 우선’이라는 부친의 신념을 언급한 뒤 “정당의 유대는 우리가 미국 국민으로서 공유하는 단 하나의 유대(국가에 대한 유대)에 항상 양보해야 한다”며 마가 세력에 휘둘리는 현재 공화당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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