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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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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증시 거품 맞다"…월가·Fed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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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 AI 거품론 해소 하루만에

    '헤지펀드 대부' 레이 달리오

    리사 쿡 Fed 이사도 잇단 경고음

    아시아경제

    왼쪽부터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리사 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압도적인 실적으로 'AI 거품론'을 잠재운 지 하루 만에 월가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혼재된 경제지표 속에서 유명 인사들의 경고성 발언이 매도세에 불을 붙인 것으로 풀이된다.

    '헤지펀드 대부'로 통하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는 20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 업종 관련 거품 논란에 대해 "분명히 시장에 거품은 있다"며 "버블은 장기 실적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현금이 필요해 자산을 강제로 팔아야 하는 순간에 터진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모니터링하는 거품 측정 지표가 1929년 대공황 직전과 2000년 IT 거품이 터지기 직전 100%를 가리켰다면, 현재는 약 80%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이 지표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만 언급했는데, 이보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셈이다.

    거품 붕괴를 초래할 요인으로는 긴축 통화정책과 부유세 등을 꼽았다. 앞서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장문의 에세이에서 "버블은 고평가 때문에 터지는 것이 아니다"며 버블은 세금, 부채 상환, 유동성 요구 때문에 투자자들이 자산을 현금화할 때 발생한다고 짚었다.

    그는 "거품을 터트리는 것은 일반적으로 (긴축) 통화정책인데, 우리는 지금 이런 정책 상황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거품 영역에 있지만, 아직 이를 터트릴 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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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현금에 대한 필요가 항상 거품을 터트린다"며 연방정부나 주(州) 정부 차원에서 부유세가 부과되는 경우 등이 거품을 터트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캘리포니아주에서도 5% 부유세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뉴욕시장으로 당선된 조란 맘다니 당선인 역시 정책 공약으로 '연간 100만달러(약 14억원) 이상 버는 백만장자들에게 2% 소득세를 추가 과세하는 방안'을 내건 바 있다.

    다만 달리오 창업자는 "버블이라고 해서 당장 팔라는 뜻은 아니다"며 "버블은 지속 불가능한 상태지만, 터지기 전까지는 꽤 오랫동안, 꽤 많이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리사 쿡 Fed 이사도 증시를 비롯한 일부 자산 고평가 현상이 뚜렷하다고 발언하며 투자심리 위축에 일조했다.

    쿡 이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조지타운대 경영대학원에서 열린 공개연설에서 "고평가된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게 현재 내가 가진 인상"이라며 금융안정보고서를 인용해 주식·회사채·레버리지론·주택시장에서 과열 조짐이 감지됐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그러나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회복력에 비춰볼 때 (2008년 금융위기가 초래한) '대침체(Great Recession)' 시기에 나타난 것과 같은 약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뉴욕증시는 상승분을 모두 내주고도 큰 폭의 낙폭을 기록한 채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0.84% 내린 채 장을 마감했고, S&P500지수도 1.56%나 밀렸다. 특히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는 2.16%나 내렸다.

    미 경제지 포천은 "레이 달리오가 최신 시장 랠리를 '거대한 버블'이라고 경고한 직후 엔비디아 주가가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 전환했다"며 "혼재된 경제지표, Fed 행보의 불확실성, 취소된 일자리 보고서, 엇갈린 노동시장 흐름이 시장을 짓누른 가운데 달리오의 한마디가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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