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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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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년 만에 대표이사 오른 ‘갤럭시 매직’ 노태문… 삼성 AI 생태계 구축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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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사장)이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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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태문(57)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이 21일 사장단 인사에서 대표이사 사장 겸 DX(완제품)부문장에 선임됐다. 199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입사한 지 28년 만이며, 임원이 된지 18년 만에 삼성전자에 단 두 명 뿐인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는 기존 MX 사업부장직도 유지하면서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MX와 DX를 함께 이끌게 됐다. 이재용 회장이 기술 인재를 전면 배치하면서 미래 구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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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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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순항엔 노태문의 ‘갤럭시 매직’

    노 사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이끈 신종균 전 부회장과 고동진 고문에 뒤를 잇는 리더로 주목 받아왔다. 그는 갤럭시S 시리즈, 노트 시리즈, 폴더블폰 등 주요 스마트폰 개발을 주도했다. 신 전 부회장이 갤럭시를 처음 만들고 세계 1위로 올려놓으면서 ‘미스터 갤럭시’라고 불렸다면, 노 사장은 실무 개발을 주도하면서 ‘갤럭시 마스터’로 평가받았다.

    노 사장은 지난 2020년 MX사업부장에 임명되면서 기술경영인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그가 처음 MX사업부장에 올랐을 당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상황은 좋지 않았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MX사업부의 전신인 IM 부문 매출이 100조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노 사장이 사업부장으로 취임한 뒤 MX사업부 매출은 2021년 109조3000억원에 이어 2022년 120조800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으로 100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7·플립7’이 흥행하며 플래그십 제품 매출 비율이 커졌다. 올해 2월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성능 강화가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노 사장은 접는 휴대폰인 폴더블폰, 갤럭시 링, 트라이폴드폰 등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 개발에 있어 경쟁사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매출 절반 책임지게 돼… 대표이사로서 영향력 확대

    노 사장은 올해 4월부터 DX부문장 직무 대행을 맡고 있었다. 이미 삼성전자 세트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라 그의 DX 부문장 선임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해석도 많다. 다만, 그가 MX사업부장까지 겸임하는 것은 그만큼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서 그가 증명한 AI 생태계 구축 효과가 삼성전자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로 확산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 노 사장이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글로벌운영팀장(사장),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보다 선임인 것도 두 사업부를 이끌게 된 배경이다.

    노 사장은 그동안 삼성전자 내 최연소 승진 타이틀을 독식해온 만큼 이번 연말에 부회장 승진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부회장 승진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표이사에 오르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노 사장의 입지가 커진 만큼 그의 부회장 승진이 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노 사장이 맡게 되는 MX와 DX부문은 전체 삼성전자 매출액의 53%, 영업이익의 38%를 차지한다.

    1968년생인 노 사장은 연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포스텍에서 전자전기공학 석·박사를 마친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노 사장은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무선사업부에서 근무하며 최연소 승진의 대명사로 불렸다. 그는 입사 10년 만인 2007년 최연소 상무(만 39세)에 오르며 임원이 됐다. 이후 3년 만인 2010년에는 만 42세에 전무로 승진했다. 갤럭시S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받았는데, 이 상을 받으면 1직급 특별 승격이 이뤄진다. 이후 2012년에는 최연소 부사장(만 44세)에 오른 데 이어 2018년 말에는 입사 21년 만에 최연소 사장(만 50세)으로 승진했다. 2020년에는 만 52세 나이로 무선사업부장(현 MX사업부장)에 임명됐다. 노 사장은 MX사업부장이 된 지 5년 만에 DX부문까지 아우르게 된 것은 물론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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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생태계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에 확장 과제

    노 사장의 갤럭시 매직이 MX에 이어 DX에까지 퍼질지 관심이다. 아직 노 사장이 DX부문장을 대행하면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준 것은 없다.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를 아우르는 DX부문 매출액은 2022년 60조6000억원을 기록한 후 2023~2024년 55조~56조원대를 기록하며 정체됐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42조5000억원으로 집계된다. 물류비 인상, 경기둔화, 미국발 관세, 중국 기업들의 약진 속에서 DX부문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이와 함께 앱과 터치 중심의 스마트폰 패러다임을 AI 에이전트로 전환하는 데 기여한 만큼, AI 생태계를 DX부문으로 확장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IFA 2025 기자간담회에서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가 되겠다”며 모바일 기기를 넘어 TV, 가전 등 전 영역에 AI를 적용하는 전략을 밝혔다. 노 사장은 “모바일뿐 아니라 전자 산업 전체의 역동성을 잘 이해하고 있고, 그런 부분을 삼성전자 제품, 서비스에 빠르게 적용하고 이를 기회로 삼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TV나 가전은 주도적으로 AI 홈이라는 큰 비전 아래 드라이브를 걸면 더욱 확산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가전은 가전대로, 스마트폰은 스마트폰대로 전략을 짜는 시대는 끝났다”며 “삼성전자가 기존에 보유한 제품 포트폴리오에 AI 기능을 통합적으로 적용시키는 게 향후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안상희 기자(hu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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