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헤지 비용 급등·평가손실 확대…해외투자 매력 급감
ALM 강화에 장기국채 매입 늘며 신규 투자재원 축소
금리 인하는 반등 요인…킥스 할인율 하락은 제한 요인
보험사 해외투자 동향 및 주요 요인.(사진=보험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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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보험연구원의 ‘보험회사 해외투자 동향 및 영향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의 해외투자는 2019년 말 109조원으로 확대됐지만, 2023년에는 87조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손해보험업계 역시 동기간 35조원에서 34조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다시 해외투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2019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투자가 감소한 가운데 원인으로 환헤지 비용 증가로 인한 기대수익률 하락이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고물가에 대응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로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차가 크게 확대됐고, 이에 따라 환헤지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즉 해외투자가 국내투자 대비 매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차가 1.5~2%포인트 수준으로 벌어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실제 미국은 물가 압력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했지만, 우리나라는 경기 둔화 우려로 동일한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 금리 상승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보험사가 보유한 해외투자 자산, 특히 해외채권과 상업영 부동산의 평가손실을 확대 원인이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자산부채관리(ALM) 관리가 필요해진 보험사들이 안전 자산인 국채 매입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수입에 비해 영업 경쟁으로 사업비 지출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즉 신규 투자재원이 부족해진 것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ALM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국채 매입을 확대하고 해외투자에 배분할 자금 여력은 제한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향후 보험사들의 해외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024년 통화정책 전환으로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면서 보험사의 해외투자 규모와 비중이 다소 증가했다”며 “향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해외투자 유인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위험관리에 대한 유연성 제고와 금융당국의 추가적인 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질 경우 보험사의 해외투자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만은 2012년 외환변동성준비금(FX Volatility Reserve)을 도입해 환노출 포지션에 따른 손익 변동을 완화했고, 보험사들이 환헤지 비율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지급여력비율(K-ICS) 체제는 변수로 꼽았다. 황 연구위원은 “K-ICS 하에서 보험사는 부채평가 할인율이 하락할수록 ALM 관리를 위해 장기국채 매입을 확대할 유인이 커진다”며 “이로 인해 해외투자 확대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금리 하락기에 장기국채 매입이 확대되면 장기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뿐만 아니라 보험산업 전체의 투자수익률도 낮아져 변동성 조정까지 하락하게 되며, 이는 다시 장기국채 매입 유인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했다.
끝으로 “개별 보험사의 투자수익률이 보험부채 할인율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한, 보험회사의 해외투자 여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에는 제도적 한계가 존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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