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드래곤X딥다이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 X2 엘리트가 보여준 SoC의 완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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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스냅드래곤 X 아키텍처 딥다이브 2025’ 발표를 마친 후 퀄컴 본사로 이동했다. 차분했던 행사장과 달리 본사 연구동의 실험실은 시끌벅적했다. 이날 공개된 모든 데모의 중심은 단연 스냅드래곤 X2 엘리트(Snapdragon X2 Elite)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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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단순한 비디오 재생 데모가 아니다. 우리가 구현한 건 ‘PC용 프로페셔널 비디오 워크플로’ 전체다.”
현장에서는 요게시 말호트라(Yogesh Malhotra) 퀄컴 엔지니어의 말로 시연이 시작됐다. 그의 앞에는 X2 엘리트가 탑재된 레드 노트북이 놓여 있었다. 두 개의 8K 10비트 HEVC 영상이 동시에 재생됐다. GPU도, CPU도 과부하 없이 돌아갔다. 그는 “X 엘리트까지는 하나의 비디오 코어만 있었는데, X2 엘리트는 두 개의 비디오 코어를 병렬로 쓴다. 각각의 엔진이 8K 스트림을 처리하고 동시에 출력한다”고 설명했다.
이 구조는 퀄컴이 새롭게 도입한 듀얼 비디오 파이프라인 아키텍처 덕분이다. 하드웨어 수준에서 디코딩·인코딩을 분리해 CPU 자원을 최소화하고 발열을 억제한다.
두 번째로 공개된 것은 APV(Advanced Professional Video) 코덱이다. 말호트라 엔지니어는 “애플의 ProRes를 대체할 수 있는 포맷이다. 파일 크기는 10% 작고, 눈으로 봐도 손실이 거의 없다. 게다가 오픈 포맷이라 로열티가 없다”고 자신했다. 실제 시연에서는 블랙매직디자인의 다빈치 리졸브(DaVinci Resolve)로 4K 영상을 1080p로 실시간 변환했다. 40초짜리 영상이 14초 만에 완성됐다. 여러 차례 반복 인코딩을 거친 영상도 품질 저하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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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제 크리에이터들이 외장 GPU 없이도 멀티카메라 편집을 할 수 있다. 그게 X2 엘리트의 목표다”라며 단순한 디코더 성능이 아니라 모바일과 PC의 경계가 사라진 영상 처리 파이프라인을 보여줬다는데 의미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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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구역은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대신 전원 장비와 온도 센서가 숨 가쁘게 작동하고 있었다. 안키트 고살리아(Ankit Gosalia) 퀄컴 프린서플 엔지니어가 “이건 리눅스 환경에서의 실시간 벤치마크 테스트다”라며 화면을 가리켰다.
화면에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긱벤치(Geekbench) 6.4 싱글 스레드 테스트가 진행 중이었다. 그는 “지금 클럭은 5GHz, 전압은 1.1볼트, 온도는 평균 45도다"라고 소개하며 모니터를 가리켰다. 한 코어가 16개의 워크로드를 순차적으로 처리했지만 클럭 저하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결과는 4,000점대 초반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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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구역에서는 에이든 쿠프맨(Aidan Coopman) 퀄컴 엔지니어가 기자단을 반겼다. 데스크에는 세 대의 모니터와 한 대의 노트북이 연결돼 있었다.
그는 “이제 X2 엘리트는 최대 네 대의 외부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 각각 4K 144Hz 혹은 5K 60Hz까지 가능하다”라고 소개한 뒤 USB-C 포트를 가리키며 “이건 DP 도크, 이건 썬더볼트 도크다. 어떤 방식이든 완전한 멀티 출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내부 패널에서는 AVR(Adaptive Variable Refresh) 기능이 작동 중이었다. 그는 “화면 주사율을 콘텐츠의 FPS에 맞춰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문서 작업 시엔 60Hz 이하로 떨어져 전력을 아끼고, 게임이나 영상에서는 144Hz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그 옆 모니터에서는 컬러 매니지먼트 툴(Color Management Tool)**이 실행 중이었다. 쿠프맨 엔지니어는 “이건 원래 안드로이드용 툴인데, 이제 윈도우로 이식했다. 색상, 채도, 감마, 색온도를 실시간으로 조정하고 저장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슬라이더를 움직였다. 바로 모니터 색조가 변했다. 이에 대해서도 “제조사나 크리에이터가 sRGB나 P3 색역에 맞게 정밀 보정을 할 수 있다. 이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색을 완전히 맞춘다”고 지목했다.
이 데모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단순한 화질을 넘어 정확도와 효율의 문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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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스펙트라(Spectra) ISP와 AI 인식 기능의 결합
마지막 구역에서 데니스 리우(Dennis Liu) 퀄컴 엔지니어가 카메라 시연을 진행했다. 다소 활기찬 모습의 그는 “이건 그냥 PC용 웹캠이 아니다. 모바일 스펙트라 ISP를 그대로 PC에 넣었다”며 운을 땠다.
이어 스펙트라 ISP의 파이프라인을 설명했다. “센서에서 받은 베이어 데이터를 RGB로 바꾸고, 다시 YUV로 처리한다. 그 과정에서 노이즈 억제, HDR, 컬러 밸런싱이 실시간으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화면에는 밝은 창가와 어두운 실내를 동시에 담은 HDR 영상이 재생됐다. 이어 “짧은 노출과 긴 노출 프레임을 16fps로 교차 캡처해서 30fps HDR을 만들어낸다. 하이라이트와 그림자 디테일을 동시에 살린다”는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또 휴먼 프레젠스 디텍션(Human Presence Detection) 기능을 시연했다. 직원이 자리를 비우자 화면이 꺼지고, 돌아오자 다시 켜졌다.
“절전 모드에서도 저전력 DSP와 NPU가 카메라 피드를 분석해 사용자를 인식한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윈도 헬로 페이스(Windows Hello Face) 인증을 보여줬다. IR 카메라와 RGB 카메라가 번갈아 작동하며 얼굴의 실제 3D 패턴을 인식했다. 로그인은 1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는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인증이 안 된다. IR LED와 RGB 프레임을 교차 비교해 진짜 사람만 통과시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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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험실에서는 모바일 SoC로부터 출발한 퀄컴의 기술이, PC 플랫폼 전체로 확장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영상은 APV와 듀얼 8K로, CPU는 효율 중심으로, 디스플레이는 색과 주사율로, 카메라는 AI와 보안으로 진화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
이는 단순히 ‘ARM 기반 PC’의 등장이라기 보다는 각 기능이 독립된 칩에서 통합 SoC로 이동하면서, 전력 효율·반응 속도·보안·시각 품질이 동시에 재편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실험실을 나서기 전 요게시 말호트라 엔지니어가 마지막으로 말은 건냈다.
“우리가 보여준 건 미래의 PC가 아니라, 이미 구현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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