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로고와 미 국기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매슈 휘태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재 미국대사가 독일에 나토 지휘권을 이양하길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휘태커 대사는 지난 1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안보 회의에서 "독일이 미국에 와서 '유럽동맹 최고사령관직을 맡을 준비가 됐다'고 말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며 "아직은 먼 이야기지만 그런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군사 역량이 미국 수준에 도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이며 이것이 "우리 모두가 기대해야 할 목표"라고 강조했다.

나토의 유럽동맹 최고사령관(SACEUR) 직은 나토의 모든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자리다. 대서양 군사작전 조율을 위해 미군 유럽사령관이 겸임한다.

초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 이후 75년 동안 미군 장성이 맡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미국이 이 보직을 유럽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설이 제기됐으나 지난 6월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미 합참 작전국장(공군 중장)이 지명되면서 유럽은 일단 안도한 상황이다.

그러나 휘태커 대사가 언젠가 유럽에 사령관직을 이양하고 싶다는 뜻을 비치면서 유럽 내에선 당혹감이 흘러나왔다.

나토 내 독일 대표인 볼프강 빈 장군은 패널 토론에서 "나는 조금 다르게 본다"며 독일이 나토 내에서 더 많은 책임을 맡을 의사는 있지만, 유럽동맹 최고사령관직은 미국의 핵심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휘태커 대사는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 메시지는 동맹국들이 헤이그 정상회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방에 투자하고 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회복탄력성을 구축하며 결속력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2035년까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에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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