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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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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피해 일본 간 우크라이나인, '스모 우승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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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우크라 출신 우승자 아오니시키
    러·우 전쟁 피난처 독일서 日입국
    훈련생 시작 3년 반 만에 1인자 등극


    한국일보

    우크라이나 출신 스모 선수인 아오니시키 아라타(왼쪽)가 23일 후쿠오카국제센터에서 열린 일본스모협회 공식 대회에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후쿠오카=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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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을 피해 일본에 간 우크라이나인 아오니시키 아라타(21·우크라이나명 다닐로 야브후시신)가 일본 국기인 스모(相撲) 우승자가 됐다. 스모 역사상 우크라나인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24일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아오니시키는 전날 후쿠오카국제센터에서 열린 일본스모협회 주최 공식 대회 결승전에서 스모 최고 등급 장사(요코즈나)인 몽골 출신 호쇼류 토모카쓰(26)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프로 스모계에는 몽골인 등 외국 출신 선수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일본 아시히신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빈니차 출신인 아오니시키는 7살 때 스모를 배우기 시작했다. 2019년 세계주니어 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적은 있지만 일본에 들어온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봄이었다. 당시 그는 어머니와 독일에서 피란생활 중이었으며, 알고 지내던 간사이대학 스모팀의 야마나카 아라타 코치와 우연히 연락이 닿은 후 일본행을 결심했다. 앞서 이들은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3위를 거둔 아오니시키를 눈여겨보던 야마나카 코치가 먼저 연락을 했고, 수년 동안 인연을 이어왔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日무대 데뷔 2년 만 우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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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 스모 선수 아오니시키 아라타(앞줄 가운데)가 23일 후쿠오카국제센터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후쿠오카=AFP 연합뉴스 2025.11.23.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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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오니시키는 2022년 4월 홀로 일본에 들어와 야마나카 코치의 집에 머물며 간사이대 스모부 연습생으로 본격적인 훈련을 받았다. 그는 2023년 가을 스모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16번째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스모협회가 아오니시키를 요코즈나에 이어 두 번째 높은 등급인 '오제키'로 승급할 예정"이라며 "일본 스모 역사상 데뷔에서 우승까지 걸린 시간이 역대 두 번째로 빠르다"고 전했다.

    아오니시키는 전날 우승 인터뷰에서 "솔직히 기쁘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일본에 입국한 지 3년 반 만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에 대해 "우승이 믿어지지 않아 사람들의 환호성도 잘 들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스승의 가르침을 따랐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이번 대회보다 내년 대회에서 더 나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우크라이나 스포츠 매체들도 아오니시키의 우승 소식을 앞다퉈 전했다. 우크라이나 스모 팬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카치코시'에는 "이곳 창 밖에선 무인기(드론)가 날아오고 방공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며 아오니시키에게 "앞으로 나아가라! 우리는 당신을 축복하고 있다"라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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