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주가조작 공범 특검 압송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압수수색 과정에서 도주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이 20일 충주시 소재 휴게소에서 체포, 서울 광화문 김건희특검 조사실로 압송되고 있다. 2025.11.20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이의진 기자 = 압수수색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한 달 만에 붙잡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포 이모씨가 24일 구속 후 첫 번째 특검 조사에 건강상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씨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피의자 조사에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씨에게 오는 25일 출석할 것을 다시 요구했다.

이씨가 출석하면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에 가담한 경위와 그 무렵 그가 김건희 여사와 소통한 내용 등에 관해 캐물을 방침이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씨는 주가조작의 1차 작전 시기(2009년 12월 23일∼2010년 10월 20일) 주포이자 김 여사의 증권사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구속기소)를 소개해준 인물로도 지목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이씨에게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으나 해당 사건을 넘겨받은 특검팀은 이씨가 주가조작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최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에선 김 여사와 이씨가 2012년 10월께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됐다.

이씨가 "난 진심으로 네가 걱정돼서 할 말 못할 말 못 하는데 내 이름을 다 노출하면 다 뭐가 돼. 김00(주가조작 2차 작전 시기 주포)이가 내 이름 알고 있어.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어"라고 말하자 김 여사는 "내가 더 비밀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 오히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듬해 3월 이씨는 2차 주포 김씨가 별개 주가조종 혐의로 구속돼 도이치모터스 사건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김 여사는 "그랬구나, 너도 조심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들의 대화를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사전에 인지한 정황으로 본다.

이씨는 지난달 17일 압수수색을 받던 중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34일 만인 지난 20일 충청북도 충주시에 있는 국도변 휴게소 근처에서 체포돼 지난 22일 구속됐다.

첫 재판 출석하는 김건희 (서울=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9.24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특검팀은 서울남부구치소에 있는 김 여사에게 내달 4일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이날 정식으로 통보했다.

특검팀은 앞서 김 여사에게 이날 출석을 요구했으나 그는 건강상 이유를 들며 불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 역시 오는 26일 출석 통보를 받았지만 재판 일정이 많다며 불응 의사를 밝혔다.

이후 특검팀은 변호인단과 조율을 거쳐 김 여사는 내달 4일과 11일, 윤 전 대통령은 내달 17일 각각 출석해 조사받기로 했다.

내달 4일 조사에선 김 여사의 '고가 귀금속 수수 의혹'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사위 인사 청탁과 함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받았다는 의혹, 2022년 3∼4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공직 임명 청탁과 함께 190만원 상당의 금거북이를 받은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2022년 9월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사업 편의 청탁과 함께 5천만원 상당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받았다는 의혹 역시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아울러 김 여사 일가의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경기 양평군 공무원 A씨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한 내부 진상조사 결과를 이번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달 2일 관련 조사를 받고서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생전에 남긴 자필 메모에는 특검이 자신에게 특정 진술을 강요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특검팀은 사건 직후 담당 수사팀을 상대로 인권침해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자 감찰에 준하는 진상조사를 하겠다며 조사를 벌인 바 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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