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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연금과 보험

    고환율에 정부 ‘비상’…“국민연금 수익성-시장안정 병행 검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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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재·복지·한은·국민연금 4자 협의체 첫 회의

    ‘국민연금 환헤지’ 카드 나올지 관심

    수익률 훼손 우려에도 ‘활용안 검토’

    “국민연금 시장에 미치는 영향 미미…

    한은의 외환시장 안정조치 병행해야”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이지현 송주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중후반대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정부가 국민연금을 활용한 환율 안정화 카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이데일리

    원/달러 환율이 1.5원 오른 1,477.1원으로 집계된 24일 서울 중구 명동의 사설 환전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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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관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은 이날 오후 관계부처-기관 간 첫 실무회의를 열고 고환율 상황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기재부는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 과정에서의 외환시장 영향 등을 점검하기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했다”며 “이날 첫 회의를 개시했고, 앞으로 4자 협의체에서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체 출범은 최근 환율 상승세가 장기화하며 정책 대응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그동안 국민연금이 외환시장 안정 역할에 나설 경우 기금 수익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환율이 1400원 중후반대에 고착되는 흐름이 나타나자 ‘활용 가능한 정책 수단을 모두 검토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4자 협의체가 검토할 환율 안정화 방안으로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우선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가동이다. 환율이 사전에 설정한 기준을 넘어서 급등하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 자산의 일정 비율을 달러로 매도해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달러 유동성을 확대해 환율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다른 방안은 한국은행-국민연금 간 외환 스와프 계약의 연장 또는 확대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자금을 조달할 때 시중에서 직접 달러를 매입하지 않고, 외환보유액을 보유한 한국은행과 스와프 형태로 달러를 교환할 경우 시장 내 달러 수요가 줄어 환율 압력이 완화된다. 현재 양 기관은 650억달러 한도의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으며, 계약 만료 시점은 올해 말이다.

    다만 두 방안 모두 부담 요인이 적지 않다. 전략적 환헤지를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률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고, 외환 스와프 역시 과거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며 문제삼았던 사례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제6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모두발언에서 “환율 불안정성과 대외시장 변동성 확대가 국민연금 기금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며 “기금운용본부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기민하게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등을 환율 안정 수단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실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용 달러를 시장에서 직접 매입하는 비중이 전체의 60%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서학개미 투자 확대 등으로 이 비중이 18%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국민연금이 움직이더라도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예전만큼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단기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한은의 외환시장 안정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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