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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이재명 대통령 "남북관계 매우 위험…비전향 장기수 잡아둬서 무슨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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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300]"대화의 문 열려 있어, 더 인내심 가져야···흡수통일 감당 못해"

    머니투데이

    [요하네스버그=뉴시스] 최동준 기자 =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튀르키예 앙카라로 출발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인사하고 있다. 2025.11.24. photocdj@newsis.com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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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의 남북 관계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게도 매우 적대적이고 대결적 양상으로 바뀌었다"며 "언제 우발적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까지 갔다. 매우 위험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3일 오후(현지시간) 남아프리가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튀르키예 앙카라로 향하는 전용기 공군 1호기 안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에 현재) 아주 초보적 신뢰조차 없어서 북한은 아주 극단적인 발언과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며 "북한이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3중 철조망을 치고 있는데 이는 6·25 전쟁이 휴전으로 끝난 뒤 수 십 년간 안 하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3중 철책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감시초소도 설치하고 지뢰도 매설, 우리와 북한이 생각하는 (지리적) 경계가 서로 달라 경호 사격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그 과정에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면 해결할 길이 없다. 아무리 적대적 국가 사이라도 비상연락망, 즉 '핫라인'이 있지 않나. 그 조차도 완전 차단돼 정말 안타깝다.

    군사분계선은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 각 2km를 구분하는 선이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 철책이 아닌 표지판을 설치해 구분했다. 북한의 군사분계선 침범은 올 들어만 10여차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최근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군사분계선 표식물 정비 문제를 논의하자는 남북 군사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을 때까지 지난 정부가 방기했다고 봤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에서 북한으로 가는 철도를 다 폭파했다. 북한으로 가는 도로도 다 파내고 둔덕을 쌓았다. 통일과 안보 등 국익에 관한 문제를 정략의 대상으로 삼아 다 망가뜨린 것을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며 "대북 방송을 왜 하나. 서로가 괴로운 그런 바보 짓이 어디 있나. 우리에게 어떤 이익이 있나. 대부분의 비전향 장기수의 나이가 90세가 넘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분들인데 그 분들이 고향을 가겠다는 것을 잡아 두면 무슨 도움이 되나"라고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 관계를 풀어갈 해결책은 결국 대화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강경 일변도로 가면 상황이 더 나빠진다"며 "이럴수록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확고한 억지력과 (북측 도발을) 얼마든지 제압할 정도의 국방력을 갖는 것은 대전제다. 그 기반 위에서 소통하고 대화하고 설득하고 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끊임없이 우리의 선의를 전달하고 (그래도 북한이) 의심하면 한 번 말할 것을 두 번 말해야 한다. 바늘 구멍이라도 뚫어야 한다. 피하면 쫓아 다니며 말을 붙여야 한다"며 "'군사분계선이 불명확하니 이러다 사고 나겠다. 이런 건 대화를 통해 선을 긋자'는 말이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와 대화가 조금 늦더라도 (북한이) 전세계와 교류하라는 것"이라며 "핵 중단 협상이라도 시작하자는 것인데 우리와 못하면 미북 대화라도 먼저 하시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흡수통일 추진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흡수통일에서 생겨나는 엄청난 충격과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나"라며 "책임도 못지는 이야기를 정치인들이 쓸데없이 해서 갈등만 격화됐다. 통일에 대한 우리의 관점은 일단 평화 공존을 하고 난 다음에 (점진적, 단계적으로 통일을 이야기)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한미연합훈련 축소와 같은 방안도 염두에 두는지를 묻는 질문에 "우리가 선제적으로 훈련 규모를 축소하거나 연기하자는 주장도 일부에서 있다"면서도 "남북 평화체제가 확고히 구축되면 안 하는게 바람직하겠다. 어떤 것을 먼저 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미연합훈련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이야기해야지 어떤 방향으로 하겠다는 것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앙카라(튀르키예)=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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