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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트럼프가 사면시킨 바이낸스 창업자, 하마스 자금 조달 조력 혐의로 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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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한 자오창펑

    하마스 자금세탁, 자금조달 조력 혐의 피소

    기존에도 자금세탁 방지 실패로 징역형...지난달 트럼프 사면

    헤럴드경제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3년 11월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미국 연방지방법원에서 자금세탁 방지 실패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후 법원을 떠나고 있다.[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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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창펑이 하마스의 자금 조달을 조력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사면을 받은지 한달만의 일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하마스의 공격으로 가족을 잃거나 상해를 입은 미국인들이 미국 연방법원에 자오 CEO를 고발했다. 자오와 바이낸스가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무장 단체에 자금이 이동하는 것을 은폐하도록 돕는 등 ‘실질적인 지원(substantial assistance)’을 했다는게 고발의 이유다.

    자오 CEO와 바이낸스는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가자 지구에서 전쟁을 시작한 이후 수년간 하마스의 자금 세탁을 돕고, 하마스로의 자금 조달 방식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이미 뉴욕주에서 별개의 소송을 당한 상태다. 이 사건에서 바이낸스 측 변호인단은 법원에 하마스와 바이낸스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없고, 테러 자금 조달 혐의는 불충분하다고 주장해왔다.

    바이낸스 측은 하마스의 전쟁 개시 직후 이스라엘 당국이 하마스로 들어가는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수십개의 암호화폐 계좌 폐쇄를 명령했고, 바이낸스도 당시 일부 계좌를 차단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FT는 24일(현지시간) 제기된 소장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뉴욕주에서의 소송보다 더 구체적이고 광범위한 혐의를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러 피해 가족 측 변호인단은 지난달 7일 바이낸스가 하마스 등 테러 단체의 암호화폐 지갑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조, 내지는 촉진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이후 하마스와 이란 혁명수비대, 레바논의 무장단체인 헤즈볼라, 가자지구 내 다른 파벌인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와 연계된 계좌로 5000만달러(약 736억4500만원) 이상의 거래가 공용 블록체인상에서 바이낸스를 통해 이뤄졌다. 원고 측은 바이낸스가 직접 운영하는 암호화폐 지갑들이 하마스의 가자지구 공격 전 블록체인상의 지정된 지갑으로 3억달러(약 4418억7000만원) 이상, 공격 후에는 1억1500만달러(약 1694억4000만원) 이상을 송금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원고 측 변호인단은 소장에서 “바이낸스는 테러리스트와 범죄자들이 처벌받지 않고 거래소에서 막대한 자금을 예치하고 뒤섞을(shuffle) 수 있도록 보장했다”며 문제의 계좌 중 일부는 여전히 활성 상태라 주장했다. 이어 “오늘날까지 바이낸스가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자금 세탁이 안 되도록) 의미 있게 변경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덧붙였다.

    자오창펑은 지난해 자금 세탁 방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사면했다. 당시 백악관은 “사기 혐의나 확인된 피해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암호화폐와의 전쟁’에 의해 기소됐다”며 사면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당시 자오의 사면을 두고 논란도 많았다. 바이낸스가 2023년에도 자금세탁 방지법 위반으로 43억달러(약 6조3356억2000만원)의 벌금을 냈음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자금세탁 방지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팽배했다. 또 자오가 사면되기 몇 달 전, 바이낸스가 트럼프 가족 기업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아랍에미리트(UAE) 펀드로부터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과 연계해,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사업 활성화를 위해 사면권을 남용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면 한 달 만에 자금세탁, 특히 테러 단체 지원과 연결되는 혐의가 제기되면서 자오의 사면이 적합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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