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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다. 연일 ‘돈’ 이야기가 나온다. 내년에 만 38살이 되는 김현수는 케이티(KT) 위즈와 3년 50억원에 계약했다. 옵션 없는 풀 보장이다. 만약 김현수가 원소속팀 엘지(LG) 트윈스와 2021년 말 했던 4+2년 계약에서 옵션이 충족됐다면 2년 25억원을 받을 터였다. 그러나 에프에이(FA)시장은 과열됐고, 오히려 옵션을 충족하지 못한 게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가 됐다. 앞서 강백호는 4년 100억원(한화 이글스), 박찬호는 4년 80억원(두산 베어스), 그리고 박해민은 4년 65억원(LG)의 잭폿을 터뜨렸다.
비단 선수 몸값만이 아니다. KBO리그 자체도 활황이다. KBO는 최근 신한은행과 10년(2028~2037년) 1150억원 규모의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최대 규모다. 유무선 중계권 계약에서도 ‘대박’이 예고된다. 2026년 끝나는 기존 중계권사 씨제이 이엔엠(CJ ENM)과 우선 협상을 진행해 이미 합의를 봤는데 그 액수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KBO는 씨제이 이엔엠과 3년(2024~2026년) 계약을 하면서 1350억원(연평균 450억원)을 받은 바 있다. 네이버 등도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평균 최소 600억원 이상 계약이 예상된다. 2년 연속 1000만 관중이 만든 파급력이다. 하지만, 리그 열기만큼 그 혜택이 고루 퍼지진 않는다.
프로야구 최소 연봉은 2021년부터 3000만원으로 묶여 있다. 전체 선수의 절반 이상이 연봉 5000만원 이하를 받는다. 1군에 등록되면 등록일수에 따라 1군 최저연봉(6500만원·300일 기준)을 맞춰주지만 연봉 3000만원 선수가 풀 시즌을 등록해도 5500만원을 채 받지 못한다. 연봉은 2월부터 11월까지 지급되고, 1군 등록일수는 정규 시즌 내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최저연봉은 남자프로농구(KBL), 남자배구(KOVO)와 비교해도 적다. 2025~2026시즌 남자프로농구 최저 연봉은 4200만원, 남자배구는 4000만원이다. 한 시즌 동안 프로농구는 54경기, 프로배구는 36경기를 치른다. 프로야구(144경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KBO와 구단들은 앓는 소리를 한다. 선수단 규모에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선수단 규모에서 3~4배 차이가 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리그 규모가 3~4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 같다. 앞서 언급한 타이틀 스폰서만 보더라도 그렇다. 프로농구, 프로배구 연간 타이틀 스폰서 비용은 30억원 수준이다. 구단들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중계권료 또한 차이가 크다.
관중수입은 아예 비교 불가다. KBO리그 10개 구단은 올해 관중수입으로만 2046억원을 벌었다. 가장 적게 번 구단이 케이티 위즈(141억원)였다. 10개 구단 평균은 204억원이다. 그렇다면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시즌 관중 수입은? 프로농구 리그 전체 관중 수입은 케이티 한 구단보다도 적다. 프로배구의 경우 구단당 평균 5억원 안팎을 벌어들인다. 상품 판매 수입이 관중 수에 비례한다고 봤을 때 리그 간 격차는 더 벌어진다. 그런데도 최저연봉은 프로야구가 제일 낮다.
다행히 구단들도 선수 최저연봉 인상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최저연봉을 4000만원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단들은 샐러리캡 등을 내세우면서 난색을 표한다. 선수단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도 한다. 그러나 리그의 기둥은 선수다. 팬들의 관심이 커질수록 선수의 말과 행동은 더 제약받고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한 인권 침해도 나날이 심해진다. KBO는 ‘선수 품위 유지’ 등을 강조하지만 과연 그들의 자존감은 세워주고 있는지 의문이다.
돈은 아래로 흘러야 한다. 그래야 리그가 튼튼해진다. KBO와 구단들의 전향적 자세를 바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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