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두나무 이사회 '주식교환' 의결
지분가치 네파 4.9조 두나무 15.1조
동종기업과 비교 등 다양한 방식 적용
시장 예상 1대3보다 낮은 1대2.54
'합병 불만' 주식매수청구권 늘수도
이해진·송치형 27일 사업전략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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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금융 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가상화폐거래소 두나무가 합병한다. 20조 원 규모의 핀테크 공룡 탄생이 공식화되면서 결제와 송금,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금융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 사 간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을 의결했다. 내년 5월로 예정된 주주총회 승인을 거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이자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결제 인프라 기술을 통한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웹3 및 미래 디지털금융 산업 도전의 기반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주식 교환 비율은 주식 수를 고려해 1대2.54로 정해졌다. 기업가치는 1대3.06으로 산출됐다. 주식교환이 완료되면 송치형 두나무 회장과 김형년 부회장이 보유하게 되는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은 29.5%로 최대주주에 오른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70%)인 네이버는 약 17% 수준으로 2대주주로 내려온다. 다만 네이버의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두 경영진의 의결권은 네이버에 위임하기로 했다.
두나무 기업가치 네이버파이낸셜의 3배…주식수 감안해 교환비율 조정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네이버파이낸셜에 비해 3배가량 크더라도 두나무의 발행주식 수가 네이버파이낸셜보다 약 23% 많다. 두나무의 발행주식 수는 약 3486만 주이고 네이버파이낸셜은 2836만 주다. 그 결과 주식 1주당 교환가액은 두나무 43만 9252원, 네이버파이낸셜은 17만 2780원으로 1대3보다 작은 1대2.5422618로 산정된다.
두 기업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는 자산가치나 수익가치, 동종기업 비교 등 다양한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두 기업은 외부 평가 기관의 평가를 통해 기업의 미래 수익 또는 현금창출능력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 현금할인모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합병 이후 최대주주의 지위와 기존 투자자의 요구 조건 등을 고려해 교환 비율을 미세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병이 최종 성사되면 네이버는 두나무를 품고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된다.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웹3 시대의 금융 패권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자산가치만 20조 원에 달하는 대형 디지털 금융사의 등장에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주주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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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비율 시장 예상보다 낮아···당국 승인 얻고 내년 5월 주총
두나무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주당 43만 9252원이며 행사 규모가 1조 200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주식교환 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 소액주주는 물론 현재 두나무 주식 10.89%를 보유한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우리기술투자(7.2%), 한화투자증권(5.94%), 하이브(2.5%) 등 주요 주주 중 약 8% 주주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소액주주들은 보유 주식을 매각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위해서는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모회사가 대다수 지분을 보유한 네이버파이낸셜과 달리 두나무는 송 회장과 김 부회장 등 경영진 지분(38.63%)을 제외하고도 약 27%의 추가 우군이 필요한 상황이라 주주 설득이 관건이 될 수 있다.
규제 당국의 승인 지체도 합병의 복병이 될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네이버와 두나무는 이번 합병 성사의 선결 조건으로 당국의 승인을 내걸었다. 통상 주주총회를 열고 당국의 승인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과 달리 당국의 승인을 먼저 받은 뒤 내년 5월 주주총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핀테크와 가상화폐거래소 간의 결합은 전례가 없어 두 기업의 결합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송 회장은 27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병 이후 사업 방안에 대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주주를 설득하고 시장과 당국에 이해를 구하기 위해 합병 배경과 시너지 전략을 직접 공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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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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