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사진=(서울=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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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가 네이버(NAVER)와의 기업 결합을 통해 미국의 가상자산 선도기업 코인베이스와 서클처럼 가상자산 거래 외에도 이자수익, 결제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가상자산거래소만으로는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기업결합을 전격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던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27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1784에서 열린 두나무·네이버 합동 기자간담회에 직접 나서 "디지털 자산은 대체 투자수단에만 머물지 않고 송금과 결제를 넘어 여·수신, 투자, 자산관리, 자본시장 등 금융시스템 전반을 통합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는 금융분야를 넘어 검색, 쇼핑, 콘텐츠 등 생활 서비스 전반이 금융과 결합해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평정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변화는 주로 미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다행히 아직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은 100조원, 서클은 25조원 수준"이라며 "이 시점에서 두나무,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가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고 시너지를 낸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송 회장은 "3사가 힘을 합쳐 AI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고 지급 결제를 넘어 금융 전반, 나아가 생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 질서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이 내놓은 청사진은 한국판 코인베이스를 만드는 것이다. 미국 코인베이스는 서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거래소 수수료 외에도 준비금 운용을 통해 이자 수익을 얻고 있다. 결제로도 사업영역이 확장됐다. 구글의 에이전트 페이먼트 프로토콜(AP2)과 코인베이스의 X402 프로토콜이 대표적이다. AI 에이전트 등 AI 서비스가 사람을 대신해 결제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결제 수단에는 기존 신용·직불카드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이 포함된다.
따라서 두나무와 네이버는 국내 스테이블코인 법안 마련을 발판으로 네이버의 AI 기술,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등을 결합해 한국판 코인베이스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업체들과 경쟁한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가치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을 부여받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RWA(토큰화 금융) 등 블록체인을 매개체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클은 PER(주가수익비율) 140배, 코인베이스는 PER 70배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양사의 최종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위해 두나무는 다른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 모회사가 대다수 지분을 보유한 네이버파이낸셜과 달리 두나무는 송 회장과 김형년 부회장 등 경영진 지분은 37.6%로 의결권 확보를 위해서는 지분 27% 정도를 더 확보해야 한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우리기술투자 등 주요 주주 외에도 소액주주의 동의를 얻는 게 관건이다. 상반기 기준 두나무 소액주주 지분은 23.76%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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