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동결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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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방어에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까지 동원한다는 비판에 27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노후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다”고 반박했다. 국민연금의 해외 자산은 언젠가는 팔아서, 원화로 바꿔 연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이때 국민연금이 매각한 해외 자산을 한 번에 매각해 원화로 환전하면, 원화 수요 증가로 원화값이 올라(환율은 하락)간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원화로 환전한 해외 매각 자산의 최종 수익률도 줄어든다. 이 때문에 원화값이 쌀 때, 미리 ‘전략적 환헤지’(현재 환율로 미래 거래 시점의 환율을 고정해, 환 변동 위험을 피하는 것)를 늘려 수익률을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이 총재는 최근의 원화값 하락(환율은 상승)이 개인들의 해외 투자 확대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고환율로) 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환율 방어에 국민연금을 동원했다는 비판이 있다.
노후 자산을 희생하는 게 아니라 보호하기 위해서다. (국민연금 해외 투자가) 원화 절하에 영향을 주고, 그러면 원화 표시 수익률이 커 보인다. 하지만 막상 (자산을 팔아) 가져올 때는 반대로 원화가 절상돼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노후 자산을 보호하려면 환율이 올라(원화 절하)갈 때 수익성을 좀 확보할 필요가 있다.
Q : 달러 대비 원화값이 15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는데 우려는?
A : (원화 약세가) 너무 한 방향으로 쏠려가고, 그게 또 해외 주식투자에 의해서 주도되는 면이 좀 우려된다. 금융 안정보다 고환율로 인해서 물가가 굉장히 올라갈 수 있다. 또 수출 업체는 이익을 보지만 내수 업체는 손해를 보고 국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
Q : 개인 해외 투자가 많이 늘었는데 문제점은?
A : 해외 투자를 왜 이렇게 많이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답이 “쿨하잖아요” 이렇게 딱 나오더라. 무슨 유행처럼 막 커지는 게 걱정된다. 위험 관리가 되는지, 금융 시장에서 환율 변동이나 이런 게 있을 때 어떻게 하는 건지 걱정하고 있다. 해외로 다 가지고 나가려고 할 때 막아야 할지 이런 것들을 지금 기획재정부에서 상의하고 있다.
Q : 채권 금리가 오르는 데 대응은?
A : 시장 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금리 정책의 변화 과정에서 당연히 일어날 수 있다. (채권금리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보고서 (대응할지) 판단하겠다.
Q : 금리 인하를 중단하면 환율·부동산 불안 잡힐까?
A : 시그널 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율과 부동산을 통화 정책만 가지고 잡을 수는 없다. (해외)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나가는 것이 문제라 금리 인하 기조가 크게 줄었다고 해서 환율에 아주 큰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동산 문제도 수요 억제책만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잡기는 어렵기 때문에 공급이라든지 이런 종합적인 것이 필요하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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