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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경찰국 반대' 총경회의 참석자들 명예회복 본격화…류삼영 "사필귀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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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 인재개발원서 명예회복 세미나

    회의 참석 총경 55명 등 364명 명판 전시

    총경들 "명예 회복 위해 피해 원상 복구돼야"

    뉴시스

    [아산=뉴시스]조수원 기자=27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최규식홀에서 열린 '경찰의 중립성 확보 및 민주적 통제' 학술세미나에서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회의) 참석자를 비롯한 경찰·학계 관계자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2025.11.27. tide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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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뉴시스]최은수 조수원 기자 =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에 반발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전 총경이 3년 만에 추진되고 있는 명예 회복 조치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류 전 총경은 27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최규식홀에서 열린 '경찰의 중립성 확보 및 민주적 통제' 학술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때 우리는 옳다고 생각했고 직을 걸고 결정한 일이었다"며 "3년이 지나 여러 일이 있었고, 우리가 옳았다는 것이 경찰국 폐지를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류 전 총경은 2022년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신설 방침에 반발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회의)를 주도한 인물이다. 당시 회의에는 현장에 참석한 총경 55명을 비롯해 총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에 윤 정부는 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고 류 전 총경은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고 임용 27년 만에 사직했다. 이듬해에는 총경회의 참석자들을 둘러싸고 보복성 인사 논란이 이어졌다. 류 전 총경은 지난 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3호 영입인재로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는 당시 인사 조치에 대한 어려움도 언급했다. 류 전 총경은 "3년 동안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오해받는 경우가 있었다"며 "경정 자리로 가 수모를 겪기도 하고, 서장 보직을 맡지 못하거나 상황팀장에서 일하는 등 인사상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근무성적이나 고과 평가도 충분히 받지 못해 승진 기회를 놓친 사례가 많았다"고도 했다.

    명예 회복 방식과 관련해서는 "명예 회복이 되려면 피해가 원상 회복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나 하는 의견이 있다"며 "특혜를 달라는 뜻이 아니라 당시에 있었던 불이익을 바로잡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다만 "여러 의견이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총경회의 참석자 대상으로 진행된 비공개 회담에선 "국가경찰위원회 기능을 강화해 정치적 중립을 확보해야 한다는 큰 틀의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경찰서장 회의를 제도화하고 정례화해 경찰청장 혼자 중립성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게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법관회의나 평검사회의처럼 중진급 서장회의가 중립성 확보를 위한 상설기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혜심 태안경찰서장(총경)은 "남아 있는 사람들은 오늘 같은 날을 봤지만 이미 퇴직한 선배들은 억울한 일만 당하고 나갔기 때문에 회복이 될지 걱정된다"며 "개인적 기쁨보다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권익이 아니라 정치적 중립을 잃으면 국민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회의에 모였던 것"이라며 "그런데도 '쿠데타'라는 비판을 받고 인사상 불이익을 받으면서 자존감이 많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본인의 인사 경험에 대해선 "충남에서 근무하다가 연고도 없는 울산청 112상황센터장으로 갔다가 6개월 만에 세종청 팀장으로 이동했다"고 했다. 명예 회복 조치와 관련해선 "특혜를 바라는 게 아니라 인사 시스템이 공정하게 돌아가면 될 문제"라며 "그때 흔들렸던 시스템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채경덕 마산동부경찰서장(총경)은 이날 세미나에서 '경찰국 설치 경과와 운영 평가'를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 "경찰국 신설은 과거 국가권력의 도구로 활용됐던 시절로의 회귀 우려가 컸다"며 "(총경회의가) 공청회나 간담회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만큼 현장에서는 우려가 컸고, 언론 보도로 경찰국의 문제를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사권 확대에 따른 책임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사제도나 현장 지휘체계 부담이 있다. 승진 제한이나 상피제 등도 현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한다. 제도 개선을 통해 국민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3년 전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며 열린 전국 총경회의에 참석했던 총경들의 명예 회복 의미를 담고 있다. 세미나가 열린 최규식홀은 총경회의를 열었던 장소다.

    세미나는 경찰국 설치 경과와 운영 평가, 경찰의 중립성·민주성 확보 방안 등 2개 분과로 나뉘어 진행됐다. 세미나에는 총경회의 현장 참석자 55명을 포함해 경찰·학계 등 약 200명이 참석해 경찰국의 설치 경과와 운영을 재평가하고, 향후 경찰의 민주성과 중립성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세미나 종료 후에는 최규식홀 로비에서 총경회의 전시대 제막식이 진행됐다. 전시는 당시 사진, 회의록, 보도자료 등으로 구성됐으며 회의에 참석한 총경들과 지지자 등 총 364명의 이름을 개별 명판으로 제작해 무궁화 형태로 배열한 작품이 공개됐다. 무궁화는 경찰의 공정성과 사명감, 청렴성을 상징한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개회사에서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민주성은 조직이 지켜 온 핵심 원칙"이라며 "총경회의는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 내용을 토대로 중립적이고 민주적인 경찰 제도 정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tide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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