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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AI 무장한 'K블록체인 국가대표'… 금융·쇼핑·투자 슈퍼앱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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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두나무 빅픽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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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와 두나무 혈맹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을 비롯한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 3사 경영진이 밝힌 핵심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간편결제와 인터넷 플랫폼, 가상자산 분야에서 두 회사가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여기에 안주한다면 이미 디지털 자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서 밀려나 생존을 장담하기 힘든 만큼 양사 결합을 통한 해외 진출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27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의장은 "새로운 조직을 만들려면 많은 고통이 따르지만 어려운 길을 선택한 것은 힘을 합쳐 글로벌에 진출하겠다는 꿈과 사명감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에게서 지분 교환 제의를 받은 후 "큰 결정이라 인생에서 가장 길게 고민했다"고 소회를 밝힌 송 회장 역시 "네이버와 함께 글로벌에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이들 동맹군의 무기는 바로 인공지능(AI)과 웹3다.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자체 개발해 검색과 쇼핑을 비롯한 주요 서비스에 접목한 네이버의 AI 기술력과 연 거래액 80조원이 넘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 인프라스트럭처에 두나무가 보유한 블록체인 기술력을 결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통합 법인은 AI 에이전트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우선 개발할 계획이다.

    송 회장은 "지금까지 AI가 단순히 정보를 보여주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AI 비서가 사용자를 대신해 호텔을 예약하고 물건을 구매하는 '머신 투 머신(Machine to Machine·M2M)' 결제 시대가 오면 복잡한 인증 절차가 필요한 신용카드보다 블록체인이 가장 적합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이나 코인베이스가 이미 x402 등과 같은 관련 프로토콜을 개발 중인 만큼 네이버와 두나무도 양사 강점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 인프라에 두나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가상자산 지갑이 연동되면, 네이버쇼핑에서 비트코인으로 제품을 결제하거나 AI가 분석한 최적의 타이밍에 코인을 매도해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해진다.

    기존처럼 단순히 업비트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수준을 넘어 실물과 가상자산을 아우르는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쇼핑과 금융, 가상자산 거래까지 한번에 가능해져 이용자 맞춤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슈퍼앱'이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네이버웹툰 결제나 미국 포시마크, 스페인 왈라팝 등 네이버가 보유한 국내외 플랫폼에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가 우선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앞으로 대부분 자산이 블록체인 위에 올라가 유통되는 토큰화가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팔 같은 글로벌 간편결제 앱에서 쓰일 정도로 주요 결제 수단으로 급부상한 스테이블코인 사업에도 팔을 걷고 나선다. 구체적으로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부터 결제까지 전반을 아우르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국내 기업 전반의 AI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과감한 투자도 약속했다. 향후 5년간 1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과 관련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와 웹3의 공통 기반인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와 인재 양성에 우선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지분 교환을 계기로 송 회장이 이 의장의 뒤를 잇는 네이버 차기 리더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 이 의장은 "송 회장은 네이버의 기술력과 새로운 기술 발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서도 "좋은 후배라고 생각하지만 차기 리더십까지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안갑성 기자 / 안선제 기자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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