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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한은 “中, 대미수출 26% 줄었지만, 다른 국가서 12% 늘려…美관세 완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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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무역전쟁 어떻게 이겼나

    한은의 대답은 “수출국 다변화”

    대미수출 비중 줄여 양호한 성장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부산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내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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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미국 관세정책으로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과 달리 중국 경제가 양호한 성장 흐름을 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출국 다변화가 있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27일 ‘최근 중국의 수출국 다변화 가속화 현상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고 “중국 수출이 대미 수출 급감을 미국 외 수출 확대로 완충하면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여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올해 2분기부터 3분기까지 중국의 대미 수출은 26%가량 감소했으나, 유럽연합(EU)·아세안·아프리카 등 미국 외 국가 수출이 약 12% 증가하면서 충격을 흡수했다.

    한은은 “중국의 수출국 다변화는 사실 2018년 1차 미·중 무역갈등 이후 두드러지기 시작했으며, 금년 들어 미 관세정책 시행으로 더욱 가속화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은 지난 2018년 19.3%에서 2024년 14.7%까지 떨어졌고,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비중은 11.4%에 불과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아프리카나 중남미로의 수출도 전략적으로 늘리고 있다. 신흥국 시장을 선점해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됐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의 대아프리카 멕시코를 제외한 대중남미 수출은 3분기까지 전년동기대비 각각 27.9%, 11.5% 증가했다. 이는 중국의 총수출 증가율(6.1%)을 웃도는 수준이다.

    중국 제품이 아세안을 거쳐 미국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한은은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중국→미국’ 수출이 급감했지만, ‘중국→아세안’, ‘아세안→미국’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미국의 수입품 97개 품목 중 89개 품목의 중국 수입 비중이 올해 중 감소했고, 이들 중 68개 품목은 같은 기간 아세안 수입 비중이 증가했다.

    한은은 중국이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세계 경제 속 위상을 확대하면서 한국과 독일·일본 등 다른 제조국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미 관세정책이 완화되더라도 미·중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도 중국은 수출국 다변화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대미 수출 감소를 완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신흥시장 등 미국 외 국가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영향력을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중국의 수출국 다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제조 경쟁력에 높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경쟁력까지 접목될 경우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어 중국 제조업의 글로벌 지배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독일, 일본 등 여타 제조업 중심 국가들의 어려움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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