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 반도체 시장이 초호황기(슈퍼사이클)에 접어들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높아진 덕분이다. 이에 반도체 채용 시장에도 활기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몰려드는 수주 물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 시설 확대는 물론 인력 규모도 늘리는 추세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DB하이텍 역시 올해 채용 규모를 전년 대비 확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국내 최대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최근 2분기 연속 반도체 분야 채용 공고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반도체 공고 수는 올 1분기엔 12.3% 줄었으나, 올 2분기와 3분기엔 각각 4.9%와 5.0% 증가를 나타냈다. 이날 기준 사람인에 등록된 반도체 산업 분야 채용 공고 수는 3290건에 달한다.
반도체 시장과 함께 얼어붙었던 채용 시장 분위기는 슈퍼사이클 진입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던 작년 초부터 반전됐다. 사람인 관계자는 “작년부터 올 3분기까지 반도체 산업 분야 채용 공고 수는 올 1분기를 제외하면 모두 증가를 나타냈다”며 “올해 초 반도체 채용 공고가 준 건 작년 ‘12.3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국내 시장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정서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삼성전자 DS, 4년간 1만7000명 직원 수 증가… SK하닉도 4500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반도체 채용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직원 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7만8643명이다. 2021년 6월(6만1683명)과 비교해 약 1만7000명 늘었다.
삼성전자 DS부문 직원 수는 반도체 업황이 좋지 못했던 2023년 말에는 같은 해 2분기와 비교해 675명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작년 6월에는 직전 반기 대비 3255명 규모가 늘었다. 작년 12월에도 고용 규모를 직전 반기 대비 1195명 늘리는 등 인력을 지속해서 확충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시장이 불황이던 시기에도 신규 채용을 지속하며 국내 경제를 뒷받침해 왔다”며 “특히 최근 국내외 대학을 찾아가 여는 채용 설명회를 예년과 비교해 더 자주 진행하고 규모도 키우면서 인재 영입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인력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 회사의 직원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3만3625명으로, 4년 전보다 4500명 증가했다. 2023년 12월(152명), 작년 6월(93명)에는 직전 6개월 전과 비교해 직원 수가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 말에는 423명 증가하더니 올해 6월 말에도 1235명을 늘렸다.
SK하이닉스는 HBM 중심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채용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월간 하이닉스 탤런트’란 이름의 경력직 채용 정보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R&D 중심으로 인력을 확보하는 중이다. 매월 신규 경력직 채용 정보를 올리는 채널을 만들어 인재와의 접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지난 17일 접수가 끝난 이달 경력 채용을 통해서는 HBM디지털 디자인(Digital Design) 직군의 인재 모집에 나섰다. AI 서비스가 추론 영역으로 발전하면서 ‘고객 맞춤형 HBM 설계’ 요구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채용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이와 별개로 올해 채용 행사를 기존 5개 대학(카이스트·서울대·연세대·고려대·포스텍)에서 한양대·서강대를 추가해 진행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2025 SK 글로벌 포럼’을 열고 글로벌 인재와의 접촉을 늘리기도 했다.
DB하이텍도 올해 인력 규모를 늘렸다. 회사는 경력을 포함해 올해 총 300명 규모의 인력을 새로 뽑기로 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직원 수가 2197명임을 고려하면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는 셈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올해 퇴직자 수가 전년 대비 감소했음에도 신규·경력 채용 규모를 전년과 비슷한 규모로 유지하면서 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이재용·최태원, 반도체 ‘설비·고용’ 확대 이구동성
반도체 채용 시장의 활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이재용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채용 확대를 언급했다.
이 회장은 지난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관련 민관 합동회의에서 “투자 확대와 청년의 좋은 일자리 창출, 그리고 중소기업·벤처기업과의 상생도 더 노력하겠다”라며 지난 9월 발표했던 ‘향후 5년간 6만명 국내 고용’ 약속을 지켜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 회의 직후 향후 5년간 국내 450조원 투자를 발표하며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의 골조 공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불황과 적자 부담에 약 2년간 중단했던 설립 공사 재개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 생산라인은 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삼성전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 회장도 “매년 8000명 이상의 고용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며 “반도체 공장을 하나씩 일부 오픈할 때마다 2000명 이상씩 계속 추가로 고용이 늘고 있다. 매년 1만4000명에서 2만명 정도 고용 효과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약 600조원을 투입해 4기 팹(생산 공장)이 들어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회사는 이 클러스터에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장비·부품)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트리니티 팹’(Trinity Fab)도 8600억원 규모로 정부와 공동 구축 중이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건설 현장./SK하이닉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두용 기자(jdy2230@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