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의 유현석 원장직무대행과 기념 촬영하고 있는 이유미 작가(오른쪽). 콘진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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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한국형 판타지를 만들고 싶었죠.”
‘2025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스토리 부문’에서 '일레'로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이유미 작가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애니메이션 장르가 어울리는 ‘일레’는 제주 신화, 7일간의 혼인 의례, 그리고 수눌음(품앗이)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가족 판타지물. '지역 전통 설화를 새롭게 재창조하고 서사 구조가 정교하며 몰입도가 높다'는 심사위원단의 호평을 얻었다.
“제주 신화와 7일 혼례에서 출발한 한국형 판타지”
‘일레’는 제주 방언으로 ‘칠일(7일)’을 뜻하는 말로, 작품 속 주인공 소녀의 이름이기도 하다. 작품의 핵심 모티프는 제주 신화 ‘일뤠또본풀이’다. 동해 용왕의 막내딸이 제주 토지신 바람웃또와 혼인해 아이의 육아와 질병을 관장하는 일뤠당신이 됐다는 이 신화를 바탕으로, 제주 특유의 7일 혼례 문화를 결합해 ‘신들의 결혼식 잔치’라는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했다. 작품은 이 환상적인 무대를 배경으로 7일 동안 펼쳐지는 한 소녀의 모험을 그린다.
이 작가는 “인간 소녀 일레와 언니의 애착 개구리 인형 ‘구리’가 신들의 결혼식을 완수해야만 언니를 살릴 수 있는 계약을 맺고, 7일 동안 기상천외한 모험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제주에는 도움을 받으면 반드시 대갚음해야 하는 공동체 수눌음(품앗이) 문화가 있다. 신들의 잔치도 ‘수눌음 정신’에 따라 굴러간다. 하지만 그 규칙 때문에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터지기도 한다. 첫날, 일레가 아무 생각 없이 도움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와라진 귀신(삼두구미)였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는 식이다. 그는 "신의 도움에는 반드시 ‘대가’가 있고, 그 대가가 때로는 위협이 된다"며 극중 갈등 요소를 언급하기도 했다.
모험에는 늘 재밌거나 사랑스러운 조력자가 있기 마련이다. 이 작품에선 살아 움직이는 개구리 인형 ‘구리’가 그렇다. 이 작가는 “장면은 절박하고 긴장감 넘치게, 캐릭터는 유머러스하게 만들고 싶었다”며 “구리는 특히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캐릭터”라며 애정을 표했다.
"제주, ‘배경’ 아닌 ‘주인공’이 되길 바랐다”
이유미 작가는 제주 출신이다. 어린 시절 집 뒤가 ‘곶자알’ 숲이었고, 그 신비로움은 지금의 세계관을 만드는 데 결정적 영감이 됐다.
그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전에는 제주가 단순히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인 경우가 많았다"며 "제주를 ‘그저 예쁜 풍경’이 아니라, 스토리를 움직이는 신화적 힘을 가진 공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지난 25일부터 창작자·제작사 간 비즈매칭 상담회에 참여했다. 어떤 반응이 나오냐는 물음에 “‘눈앞에서 애니메이션이 펼쳐지는 것 같다’, ‘큰 스케일의 한국형 판타지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들었다"며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제작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출판이나 웹툰 등 다양한 경로를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이유미 작가는 지난 2022년 ‘꽃밭에는 꽃들이’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스토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당시 건강 문제로 사업화를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 이번 작품을 대하는 마음이 각별하다.
그는 “작품을 소개하고, 제작사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작가 입장에선 큰 힘이 된다”며 이번 수상과 상담회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랐다.
26일 열린 수상자 오픈토크. 콘진원 제공 콘진원의 스토리움 우수 IP 상담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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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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