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온두라스 대선 앞두고 우파후보 지지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2022년 4월 온두라스 테구시갈파의 공군 기지에서 미국으로 인도되기 위해 수갑을 찬 채 대기 중인 항공기로 끌려가고 있다. 테구시갈파=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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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마약과 무기 운반 혐의로 징역 45년형을 선고 받은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을 사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내가 깊이 존경하는 많은 분들 의견에 따르면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지나치게 가혹하고 부당하게 대우받아왔다"며 "그에게 완전한 사면을 내릴 것"이라고 적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인 지난 2022년 2월 미국으로의 마약 밀매에 관여한 죄로 체포됐다. 같은 해 4월에는 미국에 신병이 인도된 뒤 기소됐다. 미 검찰은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인 2004년부터 대통령 재임 기간(2014∼2022년)을 포함한 기간에 마약 밀매 조직과 결탁,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마약을 들여와 이를 미국으로 보내는 데 관여했다고 봤다. 마약 업자에게서 받은 뇌물을 대선 자금으로 쓴 혐의도 확인됐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으로부터 징역 45년형을 선고받고 미국 내 수감시설에서 복역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결정은 오는 30일 온두라스 대선을 앞두고 출마한 우파 성향 티토 아스푸라 후보를 지지하는 메시지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아스푸라 후보는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과 같은 국민당 소속 후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온두라스 대선에서 아스푸라가 당선된다면 미국은 큰 신뢰를 갖고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그가 승리하지 않으면 미국은 잘못된 지도자에게 돈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왜냐하면 잘못된 지도자는 어느 나라든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뿐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기소돼 미국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시점이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기라는 점도 이번 사면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취임 이후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판결을 바이든 정부의 정치적 박해 때문이라고 지적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보수 친미주의자인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과 협력하며 친분을 유지해왔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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