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마라카이에서 2025년11월29일 열린 ‘베네수엘라 항공우주 엑스포 2025’에서 군인들이 군용기 옆에 서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베네수엘라 상공과 주변 공역을 “전면적으로 폐쇄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구체적 설명 없이 밝히며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가운데 촬영된 장면이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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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리브해 일대에서 ‘마약 테러 조직’ 단속을 확대하면서 드론·인공지능(AI) 기술을 보유한 미국 방산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 군사작전에 투입되던 기술들이 마약 단속용으로 빠르게 전환되며 정부·방산 부문의 신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각) 미국 군과 정부가 남부 국경으로 시선을 돌리자, 방산 스타트업들이 전통적 전쟁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갈등에 맞춘 기술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또는 대중국 견제 전략용으로 개발됐던 AI, 고성능 센서, 정밀 카메라 기술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반마약 기조가 부각되면서 마약 단속 플랫폼으로 재정비되고 있다. 관련 기업들도 이에 맞춰 브랜드 전략을 바꾸며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드론 업체 쉴드AI는 중동에서 활용하던 정찰 기술을 토대로 미국 해안경비대의 마약 차단 작전에 V-BAT 드론을 투입해 성과를 냈다. 최근 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 항에서 진행된 작전에서는 약 2만7000㎏의 코카인 압수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경비대는 V-BAT 한 대가 소형 쾌속정 10대의 임무를 대신할 만큼 효율적이라고 평가하며, 약 1600만㎢ 해역에서 마약 운반선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인력과 함정만으로는 수행하기 어려운 임무를 드론이 메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분석 스타트업 바네바 랩스도 미국 정부가 마약 공급망을 파악하고, 마약 운반선 격침과 관련한 여론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데 필요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예상치 못한 분야에서 새로운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산 기업들 입장에서는 마약 단속 환경이 전쟁터보다 훨씬 단순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우크라이나에서처럼 전자전과 전파 교란이 없고, 대만 유사시 대비 작전처럼 장거리도 아니라 기술 적용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에 미국 국방부도 발맞추고 있다. 국방혁신단은 9월 사람에게 큰 위험을 주지 않으면서 소형 선박 운항을 멈출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스타트업에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의 마약 단속 전략 변화가 첨단 방산 기술의 새로운 활용처로 자리잡으면서, ‘마약과의 전쟁’이 방산 스타트업들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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