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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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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 드론전 우위도 내줘…러시아에 주도권 뒤집혀 전선 압박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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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가 지난 4년간 ‘최종병기’로 자부해온 드론전에서마저 러시아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러시아의 드론 역량이 급격히 강화되면서 후방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고, 이 같은 전황 변화는 외교·군사 모두에서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각) 러시아가 올가을부터 소형 드론 운용 능력을 크게 끌어올리며 전장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드론은 전선 전역에서 수량·전술 모두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안전지대’로 여겼던 후방 보급로까지 연이어 타격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전문 드론 부대 ‘루비콘’은 보병을 우회해 전선에서 20㎞ 이상 떨어진 중거리 목표물을 집중 타격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군의 보급 체계를 흔들고 있다. 러시아군은 드론 부대까지 공격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어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은 더 먼 후방에서 드론을 띄울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공격 범위도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전선 병력과 전투 분석가들은 올해 전장의 가장 큰 변화로 러시아 드론 능력의 질적 향상을 꼽는다. 점진적인 점령지 확대보다 ‘드론전 주도권’ 상실이 훨씬 더 큰 전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열세는 외교적 지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종전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주변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을 받아들이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영토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현 영국 주재 대사)은 “후방이 안전하다는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며 “드론전에서 주도권을 되찾지 못한다면 병력 부족 문제와 맞물려 전쟁 수행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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