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러시아의 사이버공격과 파괴 공작, 영공침범 등 '하이브리드 도발'에 지금보다 "더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주세페 카보 드라고네 나토 군사위원장은 러시아의 도발에 대한 대응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모든 것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이버에서 우리는 후행적인 편이다. 더 공격적으로, 즉 후행적이 아니라 선행적으로 하자는 것이 우리가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최근 수년간 발트해 해저 케이블 절단부터 유럽 대륙 전역에 걸친 사이버공격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하이브리드전 사건'을 겪어왔는데, 그중 일부는 러시아가 배후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이버공격 역량을 갖춘 유럽 국가들이 많다는 점에서, 사이버공격에 대해서는 선행적·적극적 조치를 쉽게 실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파괴 공작이나 드론을 동원한 침입에는 선행적·적극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드라고네 위원장은 "선제 타격"도 "방어 조치"로 간주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으로부터는 거리가 멀다"고 했습니다.

그는 "상대편(러시아)의 공격성에 비해 (우리가) 더 공격적으로 하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일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문제는) 법적 틀, 관할권의 틀이다. 누가 그렇게 (법적 문제와 관할권 문제 해결을) 할 것인가"라고 했습니다.

드라고네 위원장은 나토와 그 회원국들이 "윤리 때문에, 법 때문에, 관할권 때문에 우리 상대편보다 훨씬 더 제한이 많다. 이 점은 문제다. 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상대편보다 더 힘겨운 입장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나토는 군함, 항공기, 해상 드론 등을 동원한 '발트해 감시' 작전이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측이 서방측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운영하는, 이른바 '그림자 함대'를 동원해 2023년과 2024년 해저 케이블을 절단하는 사건들이 잇따랐지만, 발트해 감시 작전이 수행되고 나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드라고네 위원장은 "이는 이런 방식의 억제가 효과가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침략을 억제할 수 있는지가 정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보복 혹은 선제 타격을 통해서 어떻게 억제가 달성되는지는 우리가 깊이 분석해 봐야 할 문제다. 미래에는 이에 대해 더 많은 압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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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