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실에서 장동혁 의원이 나가는 사이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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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을 이틀 앞두고 ‘한동훈 당원게시판’ 논란이 국민의힘을 또다시 뒤흔들고 있다. 2024년 11월 국민의힘 대표였던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인데, 지난달 28일 당 당무감사위원회가 공식 조사에 착수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친한계는 1일 대거 반격에 나섰다. 친한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장동혁 대표의 면전에서 “이번 당무감사위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 공감하기 힘든 당무감사와 징계로는 당내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우 최고위원의 발언 때 책상을 내려다보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당 지도부가 극우 성향 강성 당원들에게 한 전 대표와 저를 먹잇감으로 던진 것”이라고 반발했고, 한 친한계 초선 의원은 “장 대표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이건 전쟁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는 계엄 1년을 앞두고 코너에 몰린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희생양 삼아 시선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김민수 최고위원은 “당원 게시판 조사는 당원들의 뜻”(지난달 30일)이라고 엄호했다. 당 관계자도 “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는 장 대표의 전당대회 공약이었다. 지금 내버려 두면 끊임없이 당을 분열로 몰아가는 소모적인 논쟁만 반복될 텐데 이 기회에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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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게시판 논란이 한동안 잠잠했던 국민의힘 내 계파 갈등을 자극하자, 야권에선 내년 6·3 지방선거에 악재라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민주당과 싸우는 것도 역부족인 상황에서 서로 총질을 하고 있다. 콩가루 집안에 국민이 일을 맡기겠나”라고 했고, 수도권 초선 의원은 “당원 게시판 논란이 다시 터지면서 아직 불씨가 살아 있었던 장동혁·한동훈 연대나, 한 전 대표의 지방선거 역할론도 먹구름이 끼었다”고 말했다. PK(부산·울산·경남) 의원은 “이번 논란이 지방선거 참패에 영향을 주면 양쪽 다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국민의힘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하지 않겠다고 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개탄스럽다. 다소간 허물이 있더라도 계엄에 선명하게 반대한 인물들에게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적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앞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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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숭숭한 당 분위기 속에 이날 오후 2시 예고됐던 국민의힘 재선의원 모임은 취소됐다. 한 재선 의원은 “최근 당내 민감한 사안이 많아 논란이 증폭될 소지가 있고, 일부 의원의 지역구 일정 등도 겹쳐 연기했다”고 전했다. 대신 재선 조은희·엄태영·이성권·최형두 의원이 이날 오후 송언석 원내대표를 찾아가 면담했지만 별다른 결론 없이 끝났다.
한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인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 수호 국민대회’ 마지막 행사에서 “과거에서 벗어나자고 외치는 것 자체가 과거에 머무는 것이고, 저들이 만든 운동장에서 싸우면 안 된다고 소리치는 자체가 저들이 만든 운동장에 갇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엄 1년을 맞아 지도부의 사과 등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당 일각의 여론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장 대표는 오는 2일로 예정된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대해선 “기각을 확신한다. 내일 영장 기각이 대반격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수민·박준규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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