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재판부·법 왜곡죄 등 연내 처리 공언
尹·한덕수 내란 재판 대비 '사법부 압박용'
내년 지선까지 '내란 정국' 이어갈 수도
국힘 "李 정부, 민생엔 관심 없어" 맹공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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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일 12·3 불법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내란 종식' 총력전에 돌입했다. '내란·김건희·채상병 특별검사(특검)' 등 3대 특검이 끝나는 대로 이른바 '2차 종합 특검' 카드를 곧장 띄울 태세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및 법 왜곡죄 신설 등 사법부 압박 입법 역시 연내에 줄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민주당 주도로 관련 입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키며 사법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에 사법부를 몰아쳐 내란 종식 작업을 속도감 있게 마무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여권에선 "내란 정국의 지속 여부는 '조희대 사법부' 하기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 결과가 미진할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내란 정국을 끌고 갈 것이란 경고다. 야당에서는 "이 정권의 관심사는 민생에 있지 않다"며 "끝까지 내란몰이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용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장이 1일 서울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소위원회에서 여당 주도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논의를 시작하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 야당 의원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경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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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2차 종합특검 검토하자"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음을 무겁게 생각한다"며 추가 특검 카드를 꺼내들었다. 3대 특검이 제한된 시간에 진행돼 수사 성과에 한계가 있고, 조희대 사법부가 주요 인물에 대한 영장을 잇따라 기각해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법개혁 의지도 다졌다. 그는 "민주당은 신속한 내란전담재판부, 내란영장전담재판부 설치로 국민이 명령한 내란 청산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대법관 증원 △조작기소 등을 처벌할 법 왜곡죄 등을 포함해 사법개혁 법안을 연내에 처리하겠다고 재차 못 박았다.
실제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법 왜곡죄 법안 등을 강행 처리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는 1심과 2심에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고, 내란범의 사면·감형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가 위헌적 발상이라며 표결에 불참했다. 법 왜곡죄는 판사나 검사가 특정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사실관계를 조작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앞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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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파 주장에 당 지도부 호응한 듯
민주당의 '내란 몰아치기'는 일단 사법부 압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윤 전 대통령, 한 전 총리 등 비상계엄 연루자들에 대한 1심 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재판부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려는 의도다. '내란 종식'을 향한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호응한 측면도 있다. 친여 성향인 김어준씨는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잇따라 "김건희 특검이 2기 수사팀을 꾸려야 한다"(18일) "(김건희 특검이) 3년 정도 해야 한다"(28일)고 특검 연장을 촉구해왔다. 비상계엄 관련 재판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판결이 나올 때까지 사법부 압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내란 피로감'은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 집권 6개월 내내 검찰개혁·내란종식·사법개혁에 몰두하며 민생을 챙기는 수권정당의 면모를 상대적으로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지도부 한 의원은 "내란 종식 프레임을 언제까지 끌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2차 특검 도입 등을 놓고 당내 논의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신중론을 피력했다. 법조인 출신 다른 의원도 "내란 재판부를 하자고 해서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며 "일부 강경파들이 무리하지 않도록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에 민생은 뒷전이냐'며 맹공을 퍼부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2차 특검 도입을 두고 "성과도 없이 예산만 왕창 쓰는 돈 먹는 특검을 추가로 또 만들겠다고 한다"며 "내년 지방선거까지 거짓 공세와 정치 공작을 지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두고도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사를 골라 자기들 뜻대로 인민 재판을 하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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