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경주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K-테크 쇼케이스'에서 삼성전자의 두 번 접는 스마트폰 '트라이폴드폰' 실물이 공개됐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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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두 번 접는 첫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 트라이폴드(가칭·이하 트라이폴드)’를 오는 5일 선보입니다. 국내 초도 물량은 3000대 규모로, 이동통신 3사를 통한 판매 없이 자급제 방식으로만 공급될 예정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인 만큼 출시 초반부터 대규모 물량을 풀기보다는 시장 반응을 점검하는 ‘소량 출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수율 관리가 쉽지 않아 애초부터 물량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트라이폴드 국내 초도 물량은 3000여대로 파악됩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폼팩터로 올해 5월 선보인 초슬림폰 ‘갤럭시S25 엣지’ 국내 초도 물량(3만~4만대)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예상보다 보수적인 양산 계획을 두고 트라이폴드가 대규모 판매를 염두에 둔 전략 제품이라기보다는 시장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용 모델’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국내 유통 채널을 자급제로 한정한 것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합니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이 제품을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자급제로만 판매하기로 했다. 이는 대규모 판매를 전제로 한 전략은 아니라는 뜻”이라며 “수요를 억지로 키우기보다는 시장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트라이폴드의 출고가는 4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전략도 비슷합니다. 트라이폴드 1차 출시국으로 한국과 중국만 선정됐고, 프리미엄폰 최대 격전지인 미국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초도 양산 물량도 2만대 수준에 그칩니다.
삼성이 이처럼 보수적인 양산 계획을 세운 배경에는 올해 5월 출시한 초슬림폰 ‘갤럭시S25 엣지’의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새로운 폼팩터 제품을 한꺼번에 많이 찍어냈다가 재고 부담을 떠안았던 경험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것입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갤럭시S25 엣지’의 3개월 누적 판매량은 131만대로, ‘갤럭시S25 플러스’(505만대)보다 74% 적습니다. 갤럭시S25 엣지의 글로벌 초기 생산량은 300만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S26’ 라인업에도 당초 ‘엣지’가 ‘플러스’ 모델을 대체해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저조한 성적 탓에 다시 플러스 모델 중심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트라이폴드는 기존 폴더블폰보다 생산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화면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접는 구조라 힌지(경첩) 설계, 주름 최소화, 방진·방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디스플레이 수율 관리가 어려워 초기 물량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적지 않습니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제품은 기술적 완성도를 담금질하기 위한 ‘파일럿 런(pilot run)’에 가깝다”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다만 알려진 스펙만 놓고 보면 ‘실험작’으로 치부하기에는 존재감이 작지 않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트라이폴드의 무게는 300g대로, 기존 삼성 폴더블폰보다 약 100g 더 무겁습니다. 펼쳤을 때 화면 크기는 10인치로 태블릿PC와 비슷하고, 접었을 때는 6.5인치 바(Bar) 형태 스마트폰이 됩니다. 시장 반응에 따라 삼성의 초고가 라인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트라이폴드는 한 손에 쥐면 스마트폰, 책상 위에 펼치면 미니 태블릿이 되는 ‘2 in 1’ 경험을 앞세워 초고가 틈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삼성의 복안이 담긴 제품”이라고 했습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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