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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가상화폐의 미래

    비트코인 ‘연말 랠리’ 무색, 8만달러선 급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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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 캐리’·‘유동성 쇼크’ 이중 악재

    이더리움·리플도 동반 약세

    11월 ETF 한 달 35억달러 유출

    헤럴드경제

    10월 초 12만6000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8만달러선까지 밀리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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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12월 들어 다시 8만달러선으로 내려앉았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신호와 유동성 약화가 겹치며 위험자산 전반으로 매도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오전 8시25분 현재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4.60% 하락한 8만670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0월 초 기록한 12만6000달러 고점 대비 약 31% 낮은 수준이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과 4위 리플(XRP)도 각각 7.01%, 6.41% 떨어지는 등 주요 가상자산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간밤 뉴욕증시도 위험자산 선호 약화에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27.09포인트(0.90%) 떨어졌다. S&P500지수(-0.53%), 나스닥지수(-0.38%)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12월 거래가 시작된 일요일 밤, 단 몇 시간 만에 4000달러 이상 급락했다”며 “최근 비트코인은 위험자산 회피 기조 속에서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통상 연말 랠리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에프엑스프로(FxPro)의 알렉스 쿠프치케비치 수석 애널리스트 발언을 인용해 “지난 14년간 12월 평균 상승률은 29.7%였지만 올해는 기술적 약세 신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하락세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비트코인과 기술주들이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증거금 보전을 위해 주식과 가상자산을 동시에 매도하면서 하락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최근 “금리 인상 여부를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언급하며 인상 기대가 커진 가운데, 엔 캐리 트레이드가 흔들릴 경우 글로벌 위험자산으로 매도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초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미국 주식·비트코인 등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금리가 오르면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가상자산 거래소 VALR의 파르잠 에사니 최고경영자(CEO)는 “일본발 거시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부 아시아 시장 투자자 사이에서 위험 회피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도 BOJ의 긴축 신호는 글로벌 변동성을 키웠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났다.

    연말을 앞두고 가상자산 시장 유동성도 빠르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소소밸류(SoSoValue)에 의하면 지난 11월 한 달 동안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35억달러(약 5조1500억원)가 순유출됐다. 10월 대규모 청산 사태 이후 투자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유동성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으로 꼽히는 스트래티지의 잠재적 매도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트레티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약 65만BTC로 전체 공급량의 3%를 차지한다.

    특히 스트래티지의 순자산가치 대비 시가총액 비율(mNAV)이 1 아래로 떨어질 경우 자금 조달을 위해 비트코인 일부 매각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애사니 CEO는 “스트래티지는 시장 내 핵심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변수가 발생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최대 30%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며 “약세장이 이어질 경우 비트코인은 6만달러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코인마켓캡의 ‘가상자산 공포·탐욕지수’는 이날 20을 기록하며 ‘공포’ 단계에 진입했다. 해당 지수는 0~100 사이로 나타나며, 값이 낮을수록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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