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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군사 전략가 차오량, 왕샹수이. 이들이 저술한 초한전(超限戰)은 전 영역을 전장으로 삼는 군사전략 개념으로 군사전, 초(超)군사전, 비(非)군사전 24개 전법으로 구성된다. 이들 전법을 1.618의 편정률로 조합, 전방위적 적국 혼란 및 붕괴를 유도하는 것이 초한전의 요체이다. 통상 군사전을 약 20%, 초군사전을 약 50%, 비군사전을 약 30%의 비율로 조합, 효율을 최적화한다.
올해 동시다발적 산불 발생은 통계 작성 이래 최대였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중국과의 외교, 안보 현안 발생 시기와 일정 부분 겹친다. 최근 5년간 430차례에 걸친 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외에도 온누리호가 2월 16일 서해 불법 구조물 확인차 접근하자 중국 해경이 출동, 저지했다. 이후 3월 14일, 청도 산불을 시작으로 동시다발적 산불이 발생했다. 3월 18일에는 중국 해경이 서해에서 한국 조사선을 위협했고, 3월 21일에는 아버지가 중국 공안인 중국인 학생 2명이 제10 전투비행단을 무단 촬영했다. 바로 이 3월 14일부터 24일까지가 대형 산불이 확산된 기간이었는데 공교롭게도 기간이 겹친다. 물론 산불 원인을 특정 외국 개입으로 연계할 근거는 없고 이 산불들의 원인도 현재까진 불명확하다. 다만, 초한전 개념에서 산불을 활용한 환경파괴 등 생태전이 언급되는 만큼 안보적 관점의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뿐만 아니다. 중국산 차(茶)로 위장된 마약이 제주 해안에서 지속 적발되었고, 한강·여주 등지에서 중국인들이 군복을 입고 행진 및 군가를 연주했다. 이는 마약전, 심리전과 유사하다. 군복 퍼포먼스는 대만에서도 반복된 전형적 심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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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보유 움직임에 대해 10월 30일,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외교적 압박을 한 이후 11월 5일,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일제히 비판적 견해를 전했다. 공교롭게도 11월 22일, 양양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게다가 X의 접속국 공개 기능 제공으로 '군주 민수' 계정 등이 중국 접속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중국발 인터넷전이 실체를 드러냈다.
법률전이 군 지휘 체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의 법률전 공세가 대만 사회를 압박하고, 대만의 영토·주권 주장을 약화하며, 향후 조치를 정당화하는 법적·정치적 환경을 조성하여 대만의 군사적 의사결정 공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러한 법률전은 군의 명령체계에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 영향이 크다.
대만 사례는 최근 한국에서 제기된 군 명령 이행 관련 법률 개정 논쟁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측면을 지닌다. 이 논쟁은 그 의도와 무관하게 위기 시 혼란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 즉, 안보적 관점에서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개별 사건들을 하나의 전략적 흐름의 연장선에서 보면 황금비율에 의한 '초한 조합전' 양상이 확인된다. 즉 군사 전법에서는 재래전과 생태전이, 초군사전에서 마약전, 심리전, 외교전, 인터넷전이, 비군사전에서 자원전, 법률전이 조합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물론 특정 국가의 조직적 개입과 연결시키는 것은 현재로선 성급하지만, 언급된 사건의 양상 중 일부가 초한전의 구조적 형태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총탄이 오가는 곳만이 전장이 아닌 시대이다.
임철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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