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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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 기업 브로드컴에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차세대 HBM 품질 및 성능 테스트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SK하이닉스 대비 낮은 가격대와 대량 공급 능력을 내세우면서 가성비와 맞춤형 AI 반도체 설계가 필요한 브로드컴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본격 공급할 6세대 HBM(HBM4)이 브로드컴의 성능 테스트에서 당초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브로드컴을 통해 구글 텐서처리장치(TPU)에 탑재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HBM은 5세대 제품인 HBM3E이며, 주로 8단 제품이 납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더 낮은 가격에 많은 물량을 보장했고, 품질 테스트 역시 무난하게 통과하며 점점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
관건은 내년 HBM 시장 판도를 가를 HBM4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일선상에서 경쟁하고 있는 HBM4의 경우 기존 제품과 구조적으로 큰 변화가 있으며 성능 측면에서도 큰 개선이 있을 전망이다. 올해까지 SK하이닉스에 밀렸던 삼성전자는 HBM4 성능 향상을 위해 D램과 로직 다이를 고도화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했다. 현재까지 반도체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브로드컴에 정통한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올해 엔비디아로부터 HBM4 재설계 피드백을 받았고, 최근에도 성능 개선을 위한 협의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이렇다 할 잡음이 나지 않고 있다”며 “이전 세대 삼성의 HBM 제품이 발열이나 전력 누설 등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부터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만 해도 HBM 시장 점유율 40%로 2위를 지켰으나, 올 2분기에는 15%까지 급락했다. SK하이닉스(64%)는 물론이고 마이크론(21%)에도 뒤처진 3위의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다수의 해외 투자은행이 삼성전자의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SK하이닉스보다 많은 물량을 공급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 대전(SEDEX 2025)을 찾은 관람객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HBM4를 둘러보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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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구글 TPU 물량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삼성전자가 더 유리한 입지를 다질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구글의 7세대 TPU에는 5세대인 HBM3E가, 내년 8세대 모델에는 6세대인 HBM4가 탑재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내년에 올해 대비 2배 이상의 물량을 구글에 공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올해 구글 내 HBM 공급 비중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등하게 양분하고 있거나 소폭 앞서는 것으로 추산하며, 내년에는 역전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업계에서도 대량 공급을 통한 규모의 경제 구축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더 유리하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제한된 D램 생산능력으로 엔비디아를 비롯해 주요 빅테크에 HBM 주력 공급사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당장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평택캠퍼스 신규 라인을 비롯해 생산능력 확보가 용이해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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