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강제매각 우려에 정면반박 나서
코인대여사업 등 비축넘어 운용 시사
CEO 인터뷰에 주가 6% 오르며 화답
퐁 레 스트래티지 CEO가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14억 달러의 예비비를 통해 비트코인 강제 매각을 막겠다고 강조했으나, 화면 자막처럼 MNAV(순자산가치)가 급락할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매각을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출처=블룸버그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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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목표는 영구적인 배당 지급이다. 주가가 흔들린다고 해서 비트코인(BTC)을 내다 파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트레저리(DAT) 기업인 스트래티지의 퐁 레 최고경영자(CEO)가 시장의 ‘강제 매각’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지난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를 통해 14억달러(약 1조 9700억 원) 규모의 예비비(달러 리저브) 활용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단순한 ‘보유 후 버티기(HODL)’를 넘어선 고도화된 자본 운용 전략을 시사했다.
3일 오전 코인마켓캡 기준 가상자산 시장 데이터. 투자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 지수’는 16으로 ‘극단적 공포’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출처=코인마케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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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터뷰에서 퐁 레 CEO가 가장 강조한 단어는 ‘유연성’이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과 함께 회사의 순자산가치 대비 시가총액 비율(mNAV)이 1배 미만으로 저평가될 경우, 배당금이나 이자 지급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비트코인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는 공포가 시장에 퍼져 있었다.
레 CEO는 이에 대해 “기업 가치가 우리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 아래로 떨어지는 시점에 비트코인을 사용(매각)해야 하는 상황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를 위해 조성한 14억달러의 예비비는 향후 21개월간의 배당금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이며, 필요시 2년까지도 연장이 가능하다. 이는 590억달러에 달하는 비트코인 보유고를 건드리지 않고도 ‘혹한기’를 버틸 수 있는 ‘현금 방패’를 마련했다는 선언이다.
주식 매각 등을 통해 조달한 이 자금은 비트코인 시세가 출렁일 때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지키는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된다.
가상자산 파생상품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반등으로 인해 지난 24시간 동안 약 3억 9796만 달러 규모의 선물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펀딩 비율과 롱숏 비율 데이터는 여전히 시장 참여자들의 하락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출처=코인글래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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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퐁 레 CEO가 기존의 ‘무조건 보유’ 전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보유 자산을 활용한 수익 창출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대여(랜딩) 비즈니스 진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과거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주창했던 단순한 ‘디지털 금’으로서의 비트코인 저장 전략이, 시장 성숙도에 맞춰 금융 상품으로서의 ‘운용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리스크는 관리하되, 막대한 보유량을 바탕으로 추가 수익을 창출해 주주 환원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스트래티지(MSTR) 주가가 2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5.78% 상승한 181.33달러로 장을 마쳤다. 퐁 레 CEO가 비트코인 강제 매각 우려를 불식시키는 발언을 내놓자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출처=구글 파이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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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퐁 레 CEO의 인터뷰 직후 스트래티지의 주가는 약 6% 급등하며 불안감을 털어냈다. 최근 가상자산 트레저리 모델을 차용한 후발 주자들이 늘어나고 비트코인 가격 조정으로 mNAV(순자산가치 배수)가 1.17배 수준까지 위협받던 상황에서, CEO의 명확한 가이던스가 투심을 회복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스트래티지의 이번 조치는 레버리지를 활용해 자산을 불리던 기존 모델이 시장 스트레스로 인해 균열을 보이는 상황에서 나온 보수적이면서도 적절한 유동성 방어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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