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차원서 인프라 넘어 SW·제품 투자해야”
“한국 시장 공략…제조업 대기업서 도입 기대”
야렉 쿠틸로브스키 딥엘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지난 2일 헤럴드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 [딥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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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한국은 전 세계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절대 뒤처지지 않은 국가로, 한국 기업은 기술 개발을 넘어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 사용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야렉 쿠틸로브스키 딥엘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지난 2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통념과 달리 한국, 독일의 AI 기술력은 AI 강국이라 불리는 미국, 중국에 비해 큰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AI 기술은 초기 시장으로, 글로벌 AI 질서가 뒤바뀔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딥엘은 독일에 본사를 둔 AI 번역 전문 스타트업으로, 지난 2017년 설립됐다. 한국에는 지난 2023년 진출했다. 현재 전 세계 228개 시장에서 20만개 이상의 기업이 딥엘의 언어 AI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쿠틸로브스키 CEO는 지난 11월부터 독일 정부의 전략 기술·혁신위원회에서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쿠틸로브스키 CEO가 방한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쿠틸로브스키 CEO는 한국과 독일이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승부를 볼 방안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언급했다.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등이 성장한 배경에는 단순 기술력이 아닌 브랜드 인지도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의미다. 그는 “미국 AI 모델은 초기부터 기술뿐만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상업적 기반을 확보했고, 그 덕에 전 세계 시장이 특정 기업의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쿠틸로브스키 CEO는 이를 위해 국가가 AI 인프라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제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독일 정부는 데이터센터, 컴퓨팅 자원 등 인프라 부문에 집중하는 측면이 있는데, 사실 AI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제품까지 이어지는 전체 생태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는 미국과 중국 외 모든 국가에게 적용되는 내용”라고 했다.
아울러 쿠틸로브스키 CEO는 자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자 ‘단순함’과 ‘품질’에 방점을 찍고 최신 기능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딥엘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에이전트형 AI 설루션 ‘딥엘 에이전트’ ▷기업 맞춤형 언어 관리 플랫폼 ‘커스터마이제이션 허브’ 등 최신 기능을 발표했다.
야렉 쿠틸로브스키 딥엘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지난 2일 헤럴드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 [딥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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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딥엘이 번역 시장에서 성장하게 된 까닭은 제품이 사용하기 쉬웠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소개한 딥엘 에이전트도 마찬가지로, 개발을 모르는 일반인이라도 업무 처리 방식을 설명만 하면, 에이전트가 알아서 작업을 수행하는 구조로 사용이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화 모델에 대한 투자를 늘려, 특정 상황에서 일정하게 번역 품질을 유지한 것도 경쟁력”이라며 “기업은 음성 통역 스트리밍, 데이터 처리, 화면 표시 기능 등 번역 작업 전반을 통합한 제품을 선호하는데, 딥엘은 이를 한 번에 묶으면서도 고품질을 유지한 제품을 선보여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멀티모달 AI를 구현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쿠틸로브스키 CEO는 “몇십 년 전 손으로 쓴 문서 등 집단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며 “창립 이래 8년 이상 각종 형태의 데이터를 수집해 모델 훈련에 사용한 만큼, 멀티모달 AI 구축에는 자신이 있다”고 했다.
쿠틸로브스키 CEO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국내 대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한국 시장을 공략하겠단 방침이다. 그는 “딥엘의 다수 경영진이 한국 대기업 관계자와 만나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며 “대기업에서 전사적으로 딥엘 설루션을 탑재할 수 있도록 논의 중으로,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현재 딥엘은 KT, 에티버스, 솔트룩스 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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